Out & About in/Portugal

12월 28-29일 Back to Lisboa then back home

숨숨 2008. 12. 30. 04:06

 

 

28


리스본으로 아침 일찍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포르투에서 볼 건 다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리스본에 돌아가 맑은 날씨를 느끼고 싶었다
썬 썬 썬 아이 니쥬 썬 마이 썬 썬
 

일찌감치 일어나 씨리얼을 퍼먹고 있는데
여기에도 중국애들 한 무리가 있었다. 시끄럽게 부엌을 누비기 시작한다.
모두들 함께 먹으려고 세팅해 놓은 오렌지 주스를 자기 병에 담고, 빵을 잔뜩 챙기고...
이건 굳이 중국인이 아니더라도 눈살이 찌푸려질 일이었지만,
애들이 또 시끄럽게 떠들다 보니 이렇게 나의 편견은 더더욱 깊어지고-_-

 



아침을 잽싸게 먹고 짐 챙기려 들어갔는데 도미토리에 아저씨 냄새가 물씬
남자 형제 있는 집 사람들은 다 알듯..그 방문 열고 들어가면 확 느껴지는 아저씨 냄새.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저씨 냄새 짱


 


체크아웃을 마치고 버스 터미널 쪽으로 걸어갔다. 
이틀 동안 포르투와 기마라이쉬의 가파른 언덕을 걸어다녔더니 허벅지가 뭉쳤다. -_-
체력부족이 아니라 언덕 때문이라고 믿고 싶지만
...포르투 애들은 잘 다니는 걸 보니...체력 부족 맞는듯.


 


걸어가는데 이게 웬일?

리스본에서 만났던 일본인 코스케가 멀리 보인다. ㅋㅋ
이런 우연이 다 있나? 괜히 반가웠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여행 마저 잘 하라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포르투야 안녕!! 잘 있어!!
리스본으로 출발!

햇살 가득한 리스본을 꿈꾸며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남쪽으로 갈수록 구름이 낀다.

장난_-?
리스본에 도착했더니 이제 여기도 구름이 잔뜩 끼고 보슬비가 내린다.

식빵...ㅋㅋ... ㅋㅋ.ㅋ....ㅋ.ㅋ...ㅋ...ㅋ.....




투덜거리면서 트래블러스 하우스로 다시 돌아갔더니
클라우스와 다른 이름 모르는 큐트한 포르투갈인 스태프 애가
나를 알아보고 웰컴백하고 반겨준다.
앞으로 날씨가 계속 이 모양일 거라고 한다.
햇빛을 쬐며 리스본 시내를 누빌 거란
나의 기대는 와장창창 깨져버렸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다시 리스본 탐험에 나섰다.

숙소 근처 디저트 가게에 들어가서 나따두개를 사들고 우걱우걱 먹으며 고고!

 



오늘의 목표는 저번에 헛탕 쳤던 망할 굴벤키언 뮤지엄.
일요일은 무료개방이라 덜 억울했다.
굴벤키언이라는 아르메니아인 재벌/컬렉터의 컬렉션을 모아놓은 곳인데,
포르투갈의 현대 예술가들 작품이 많다.
Souza-Cardoso
라는 작가의 작품들이 인상 깊었다.



굴벤키언 박물관 내부에는 정원도 있다.
날씨가 맑았으면 좀 더 밝고 좋았을 텐데, 하튼 날씨가 문제.


감상을 마치고 미술관 내부 카페테리아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나따는 빼놓지않고 사먹었다. 냠냠.
여기서도 7유로에 디저트까지 곁들여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허허. 남부 에우로파는 Budget traveler
의 천국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리스본의 마지막 밤이고 소화도 시킬 겸
지하철을 타는 대신 한 5-6 정거장 되는 거리를 걸어 내려 왔다.



사진에서 메트로 표시를 찾아보세요.
........ 강철 아끼니? 뭘 저렇게 조그맣게 만들어놓았는지.-_-



리스본 시내 중심 대로를 따라 있는 건물들은 상당히 세련되었고 거리가 정말 깔끔하다.
내 마음대로 남유럽의 빠리라고 여기겠다.
ㅋㅋㅋ아니지 이렇게 말하면 리스본이 섭섭해할 듯. 빠리는 너무 더러워. 
리스본은 깔끔하고 전반적으로 세련된 도시다.



엄마 줄 냉장고 자석 하나 사들고 숙소로 왔더니
아래 벙크 쓰는 애가 벌써부터 자려고 누워있다.
조심조심하며 내일 체크아웃하기 위해 짐을 챙기는데 코까지 골면서 잔다.


여자애가 방이 떠나가도록 코를 드르렁렁렁 고는 걸 보니,
눈을 반쯤 뜨고 자는 내 잠버릇 정도 받아줄 남자는
이 세상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쌩뚱맞게 이 생각이 왜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ㅋㅋㅋㅋㅋ



 

라운지로 내려오니 라운지는 뉴 멤버로 가득하다.
책 좀 읽다가 스위스에서 온 애엄마와
미국에서 온 모히칸 머리를 한 여자애와 수다 좀 떨다가 빈둥거렸다.


오늘은 무비 나이트란다. 근데 이게 웬일-_-
내가 크리스마스에 본 Zoolander를 틀어준단다.
의도치 않게 이런 유치하고 사랑스러운 영화를 크리스마스 휴가 때 두 번이나 보다니,
쥬랜더를 앞으로 내 공식 크리스마스 영화로 삼아야겠다. 나홀로 집에 꺼져





 

29



어제 모닝콜을 신청했는데 뱅기 시간 때문에 긴장했는지 시간 맞춰 눈이 떠졌다.
그냥 계속 누워있었는데, 스탭 한 명이 방에 들어 오더니,
나를 안 깨우고 아래 칸 여자애를 깨우고 나간다. 아래칸 코골이 여자애 지못미...
ㅋㅋㅋㅋㅋㅋ한 5분 뒤에 뭐가 잘못 되었다 싶었는지 다시 들어와서 그제서야 나를 깨운다.


 

아침 버스를 타고 공항.
게이트에서 탑승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여기저기서 익숙한 덴마크어가 들려온다.
남은 유로 잔돈을 써버리겠다고 마카다미아 쪼꼬 한 박스를 샀는데
가격 못 맞춰서 동전을 깨기는 커녕 5유로짜리 지폐 하나만 더 쓰고 말았다.

후아.
내 크리스마스 휴가가 이제 끝났구나.
예산보다 돈이 엄청 굳어서, 나름 알차게 여행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제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키루나? 트롬쇠?

칙칙한 하늘과  어두컴컴한 코펜하겐 시내, 블론드 아이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해를 맞이하여 여기저기서 폭죽소리가 쿠콰콰쾅 들린다. 
오늘부터 벌써 이러면 새해에 Rådhuspladsen 쪽에 나가면 볼만 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