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 로마-토스카나
엄마아빠와의 로마-토스카나 여행. 업데이트는 바로바로 하겠다고 마음먹어놓고 반년이 지나서 또 기억을 되짚어서 써본다. 대외적으로는 숙박비와 경비는 내가 부담하고 엄빠는 비행기표만 끊으라!는 효도관광이라는 명분으로 엄마아빠를 끌고 갔으나 거기서 아빠는 운전담당 엄마는 내짜증받아주기담당(?)이 되었던 여행.
로마에서 3박, 토스카나 아그리투리스모에서 4박을 하는 일정이었으나 로마는 늦은 밤 도착해서 1박, 2일차에는 전일 남부투어라 실질적으로 로마를 보는 일정은 단 하루밖에 되지 않았다. 그 하루남은 일정에서도 우린 굵직굵직한 곳은 안 보고 쉬엄쉬엄 걸어다녔으니 로마는 안 본 것이라해도 과장이 아닐듯.
여행의 주목적은 토스카나 농가민박에서 쉬며 반경 차로3-40분 거리내에 있는 소도시 마을 구경+휴양이었다. 이태리 토스카나에서 쉬고왔어요,라는 말에 어떤 분은 그 정도 여행은 여행 좀 해 본 사람이나 나오는 내공이라며 놀라워했다. 내공이 아니라 로마 유적에 별 관심이 없는 나 + 휴가라 하면 찍고 찍는 여행이 아닌 휴양을 우선순위로 드는 가족 여행성향이 맞다보니 가능했던 여행이다.
여행을 같이 가고싶어서 가방에 들어간 탱고 사진으로 여행 기록 시작!
7월중순 휴가인파가 많을 것 같아 일찍 나왔는데도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만석인 리무진버스 두 대를 그냥 보냈다. 생각해보니 그날은 비도 좀 와서 육교 아래 옹기종기 줄을 서서 기다렸던 것 같다. 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해 면세점에서 싸인회를 마친 후 라운지에 앉아 쉬고 있는데 032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공항 번호인거 같은데 내 짐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두려움에 떨며 전화를 받았는데 대한항공 카운터다. 오늘 만석이라 업그레이드가 가능한데 하시겠냐며. 같이 체크인한 분들은 저희 부모님인데 어떻게 같이 안되겠나요 했더니 나만 된단다. 엄빠는 비즈니스 많이 타니까... 나혼자 냉큼 수락하고 행복하게 널찍한 좌석에 탑승하고 보니 어째 좀 미안하다. 불효녀된 느낌.
중국 측 관제탑에서 10분에 한 번씩 허가를 내는 걸 30분으로 늘렸다나? 이륙지연이 엄청났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통해서 공항 픽업까지 신청해뒀는데... 걱정되는 마음에 문자를 보내두었다. 자다 깨도 아직 활주로에 있는데 지겨워서 미쳐버릴 뻔했다. 한 2시간은 넘게 기다린듯.
역시 나는 파워 블로거가 될 수 없다. 대한항공 칼라운지 사진도 없고... 게이트 사진도 없고... 비즈니스석 어떻게 생겼는지 구석구석 찍지도 않았고... 처음 나온 사라다 따위나 대충 찍어놓고 지금 앨범 보니 나머지 음식은 사진을 찍지도 않았네.
우여곡절 끝에 로마공항에 도착했고 입국수속을 기다리며 와이파이 공유기를 켜 에어비앤비 호스트 안드레아에게 문자를 보냈다. 안드레아 왈, 자기는 출장 중이라 자기 파트너 파올로가 대신 맞이해줄테니 조심해서 오란다. 픽업 드라이버도 잘 만났고 순조롭게 숙소에 잘 도착. 3명이서 여행하다보니 호텔은 스위트룸을 예약해야할 판이라 에어비앤비를 검색하던 중 완벽한 곳을 발견. 테르미니 역 조금 아래에 있는 에스퀼리노 지역 피아짜 비토리오에 있는 곳. https://www.airbnb.co.kr/rooms/12595887
맞이해 준 파올로는 정말 친절했다. 알이탈리아 승무원이라 전세계를 돌아다닌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호텔어메니티 용품으로 추정되는 샴푸 컨디셔너 등등화장실에 비치되어 있었고 그 외에도 면도 크림부터 드라이샴푸까지 다 세심하게 구비되어있었다. 서울도 가 본 적 있다는데 신라면에 홍삼차까지 한국 음식도 챙겨둔 엄청난 센스! 숙소 이리저리 설명해주면서 미리 살짝 얼려둔 초코 아이스크림까지 주는데 어찌나 스윗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