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기분이 이상해서 눈이 확 떠졌는데
잠결이라 잘 모르겠지만 쿠르릉 소리도 났다
요람에 있는것 마냥 아주 잠깐이나마 침대가 흔들거렸다

잠결이라 지진이라고 딱 감이 오진 않았지만 무서웠다
천장이 무너지려나 싶어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아무일도 없었다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만약 무너지면 바로 또르르 굴러서
침대 밑으로 쏙 들어가야겠다는 상상까지 했던 것 같다. 내가 무슨 날쌘돌이 소닉도 아니고 -_-

그러나 다시 잠이 들었고 쿨쿨 아침까지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난 밤 있었던 일은 어느새 다 잊고
냉장고에 넣어둔 브로콜리 썩기-_-전에 다 다듬어서 데쳐서 냉동시켜놓고  
베이컨을 지글지글 굽고 프렌치 토스트까지 만들고
뿌듯해하며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데
덴마크에서 4.7리히터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http://politiken.dk/newsinenglish/article613891.ece
Denmark shaken by a mild earthquake...

마일드라고 하니까 별거 아닌거 같은데그래도 지진은 지진이잖아
4.7!!!!!!!!!
무서웠다! 무서웠다고!
마일드 얼뜨퀘이크라고 하지마 이 숑키들아 마일드는 개뿔이..휘청휘청했잖아
덴마크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강도였다고 한다.

더 무섭다0_0 


직접적 경험을 객관적인 보도 기사로 읽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일본 지진 날 때 CCTV에 남겨진 상황 보는 것 마냥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한층 더 과장되어 재생되었고
갑자기 무서워서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목소리 들으니까 기분이 다시 괜찮아졌다.
그래놓고 한시간을 수다 떤 뒤 전화비 확인해보고 식겁했고...ㅋㅋㅋㅋ




그 외에는...


별일없었다
시험 막바지 준비하느라 바쁘다

페이스북 들어가면 애들 status update에 하나 둘 씩 다 시험이 끝났다는데
왜 지 점수까지 적어놓는지-_- 안물안궁





좀 바쁜 티 내려고 일기 안 쓰려했는데
지진이 나서 그래서 지진 났다고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어서 일기를 쓴다
나의 첫 지진 경험. -_-
아, 분당에 있을 때 미세한 진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 저번학기였나 저저번학기였나.
남부지방에서 지진 났을 때였다.
마마, 호환보다 무서운 자연재해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자연재해





아 맞다. 얼마전에 돈갖고 튄 덴마크 CEO... 금방 잡혔다. LA에서 자수했다던가?
어젠가 그저께 덴마크로 돌아왔음




+
presemester 친구들과 나름 크리스마스 디너?를 하고 시험 때문에 일찍 돌아옴.
사쿠라에서 불고기/야키니쿠 4인분을 사갔는데 남김없이 싹쓸이 해버렸다.
아줌마아저씨가 덤으로 김치랑 스시도 챙겨주셔서 무한 감사감사감사

다시 만날 아이들도 있고 이제 다시 얼굴 못 볼 아이들도 있고
그렇게 정들지 않은 애들도 있고 정말 앞으로 계속 연락하고 싶은 애들도 있고
언젠가는 어디에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버디하면서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린 난 별로 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가도 
그래도 그래도 헤어질 때가 되면 좀 섭섭하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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