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린이날이라 갑자기 생각 났는데, 아기 때 내 사진 중에 아빠가 거대한 아가 백팩 안에 나를 업고 산 위에서 찍은 사진이 있다. 강아지 백팩 같은 모양인데 아빠가 놀러디닐 때 날 업고 다니려고 샀다고 했다. 흔치 않은 장비라 사람들이 신기하게 바라봤었다고. 그 사진 어디 있는지 한 번 찾아봐야지.

알람을 꺼도 열시반에는 눈이 떠진다. 내 생체시계는 일요일 티비동물농장에 맞춰져 있는게지. 마지막 꼭지라도 챙겨보라는 내 생체시계의 깊은 뜻.

집에 있기엔 너무 아름다운 날씨라 집앞에 산책 나가서 오리와 하늘과 숲을 구경하고, 아빠 어버이날 생신 선물로 와인 사고, 금호상가 가서 수제비 먹고, 다이소 가서 분갈이흙 사고 집에 왔다. 체감 도보수는 이만보인데 8천 걸음이 채 안되네.

요즘 부모님은 사조영웅전이라는 중국 무협소설을 원작으로 한 중드에 빠져있다. 정말 한 톨도 관심 없는 장르라 티비 컨트롤을 빼앗긴 덕분에 책이나 열심히 읽는 중.

비록 ㄴㅇㅂ 블챌 오늘일기 이벤트는 조기종료 되었지만 그 이벤트 덕분에 일기를 다시 써보기로 결심.

넷플릭스에서 악인전을 별 기대 안하고 틀었다. 조폭과 형사 남자들만 드글드글 등장하는 영화라 대사나 플롯 다 뻔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20210501 토요일
어깨가 아파서 정형외과 가서 뼈를 찍어봤다가 3n년만에 알게 된 사실. 1) 내 목 근육에 돌이 있다. 도대체 왜? 2) 인구의 10% 정도는 날개뼈가 휘어져서 태어나는데 내가 아주아주아주 운 좋게도(^_T) 그 10% 안에 들어갔다! 그 결과 내 어깨뼈들은 서로 더 잘 갈린다는... 그런 슬픈 사연. 턱걸이도 하지말고 스트레칭도 하지말고 운동도 하지말고 나을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데, 사람이 어떻게 턱걸이도 안하고 살 수가 있죠?🤷🏻‍♀️🤷🏻‍♀️🤷🏻‍♀️

0502 일요일

날씨가 맨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미세먼지 없이 맑고 푸른 하늘, 너무 덥지도 않고 너무 춥지도 않고 적당히 선선한 바람이 간간이 불어오고 밖에 오래 있어도 몸이 으슬으슬하지 않은 날씨.

엄마와 판교 현백 가서 재빠르게 에잇세컨즈만 구경하고, 마마스 가서 재빠르게 밥 먹고, 일부러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중앙공원 거늘다가 집에 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보로 숲세권에 사는 거 나에게 너무너무 중요하다.

0503 월요일

의사쌤이 당분간 그 어떤 운동도 스트레칭도 턱걸이도 하지말라는 말에 한없이 답답함을 느끼며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에 요즘 화제의 운동 슬로우버피를 하는 중. 블로그 챌린지와 동시에 시작했는데 이번 달 내내 슬로우버피 하면 내 몸에 어떤 변화가 있으려나? 슬로우버피 100개 숨이 좀 차긴 하지만 그럭저럭 할만하다..? 운동은 꾸역꾸역 악착같이 하는데 기초체력과 관절과 연골이 약해빠진 나.

최근에 지인들과 만나서 대화하다가 여느때와 다름없이 자연스레 부동산으로 대화 주제가 흘렀고 그러면서 박탈감이란 기분이 언급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 하는 거 다 해야하고, 심지어 더 잘하고 싶어하는게 종특인가보다. 근데 과거의 본인이 했던 선택, 그 선택을 하기까지의 머리속에서 합리화한 과정은 싸그리 잊어버리고 그냥 다 남탓(=정부탓)하는 것도 종특. 그 누구보다 공정하지 않은 더러운 방법으로 부를 취득한 기득권은 내심 부러워하고, 그 외 인물들에겐 도덕적 무결성을 요구하는 것도 종특. 왜곡된 보도와 가짜뉴스를 보곤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고 것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분노하는 것도 종특. 오늘 일기 쓰다가 왜 글이 산으로 가니.

치매 증상을 보인다고 알아차린 후부터 올해 탱고의 변화.

끊임없이 집을 맴돌아서 거실-부엌, 거실-현관복도 통로를 막는 펜스를 샀더니 내내 거실과 베란다만 크게 한 바퀴 돈다. 멈추지 않는다.

방향 공간감각이 없는지 모서리에 툭툭 치이면서 돌아다니고 장애물이 바로 앞에 있어도 피하지 않고 직진. 코너에 있으면 목이 꺾이고 뒷다리 힘이 빠져서 늘어질 때까지 계속 그 자세로 처박혀 있다. 장애물은 피할 줄을 모르니 물그릇이고 밥그릇이고 몇 번을 엎었는지 모른다.

밥그릇에 코를 처박고 침범벅이 되어 불어터진 사료를 먹는다. 물은 혀를 차서 삼킬 힘이 없어 물통을 마련해줬더니 숙여서 잘 먹지도 못하고 엎기 일쑤, 베란다 물바구니 물을 먹는다. 거기 물높이가 잘 맞도록 물 채워놓는게 필수.

아직 베란다가 자기 화장실이라는 걸 인지하는거 같은데 가끔은 오락가락하는거 같다.

놀라운 건 털이 북실북실할 때는 기력이 없었는데 동물병원에 미용을 맡겨서 싹 다 깎았더니 잘 걷고 멀쩡하다는 점이다. 삼손의 반댓말은 뭘까?

귀는 가는귀가 먹었는지 아무리 불러도 반응이 없고 크게 부르면 오히려 반대쪽으로 홱 돌아본다.

산책은 근처 공원 못가본지 오래. 아파트 동네 잠깐만 돌면 다행이다. 기력이 없어서 비틀비틀 걸을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쌩쌩해서 걸음이 활기차다. 근데 예전만큼 어디에 가서 오줌을 싸고 어디의 냄새를 맡아야겠다는 확고한 목적의식은 없이 지칠 때까지 하염없이 걸어다니는 것 같다.



포르투갈 리스본 이틀 째!
현재 시간 저녁 8시,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나는 할 일이 없다
크리스마스라서 레스토랑도 다 닫고 가고싶었던 박물관도 오늘부터 닫는 바람에 제대로 헛탕쳤다.
신트라 페나성 => 최서단 까보 다 호까 가서 대서양을 실컷 보고 왔다.

위대한 한국인 오오오
한글이 안 깔린 곳은 절대 없다
빠리 오페라 근처 피씨방에서도 싸이월드닷컴이 자동완성 되어있었는데
리스본 트래블러스 하우스 호스텔에도 이미 다녀간 한국인들이 한글을 깔아놓았다.
컴퓨터가 맥이라서 적응이 안된다.
하지만 컴퓨터 사용 무료인 곳은 지금까지 다닌 호스텔 중 처음인듯.

자세한 여행기는 코펜하겐에 도착하면 쓰겠지만
한글이 써지는 기념으로 블로그에 잠깐 남긴다.

그나저나 내일은 뭐하지? 크리스마스에는 여는 곳이 아무데도 없성....-_  -
동물원은 열려있을텐데 거기 가볼까. ㅋㅋ






새벽에 기분이 이상해서 눈이 확 떠졌는데
잠결이라 잘 모르겠지만 쿠르릉 소리도 났다
요람에 있는것 마냥 아주 잠깐이나마 침대가 흔들거렸다

잠결이라 지진이라고 딱 감이 오진 않았지만 무서웠다
천장이 무너지려나 싶어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아무일도 없었다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만약 무너지면 바로 또르르 굴러서
침대 밑으로 쏙 들어가야겠다는 상상까지 했던 것 같다. 내가 무슨 날쌘돌이 소닉도 아니고 -_-

그러나 다시 잠이 들었고 쿨쿨 아침까지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난 밤 있었던 일은 어느새 다 잊고
냉장고에 넣어둔 브로콜리 썩기-_-전에 다 다듬어서 데쳐서 냉동시켜놓고  
베이컨을 지글지글 굽고 프렌치 토스트까지 만들고
뿌듯해하며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데
덴마크에서 4.7리히터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http://politiken.dk/newsinenglish/article613891.ece
Denmark shaken by a mild earthquake...

마일드라고 하니까 별거 아닌거 같은데그래도 지진은 지진이잖아
4.7!!!!!!!!!
무서웠다! 무서웠다고!
마일드 얼뜨퀘이크라고 하지마 이 숑키들아 마일드는 개뿔이..휘청휘청했잖아
덴마크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강도였다고 한다.

더 무섭다0_0 


직접적 경험을 객관적인 보도 기사로 읽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일본 지진 날 때 CCTV에 남겨진 상황 보는 것 마냥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한층 더 과장되어 재생되었고
갑자기 무서워서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목소리 들으니까 기분이 다시 괜찮아졌다.
그래놓고 한시간을 수다 떤 뒤 전화비 확인해보고 식겁했고...ㅋㅋㅋㅋ




그 외에는...


별일없었다
시험 막바지 준비하느라 바쁘다

페이스북 들어가면 애들 status update에 하나 둘 씩 다 시험이 끝났다는데
왜 지 점수까지 적어놓는지-_- 안물안궁





좀 바쁜 티 내려고 일기 안 쓰려했는데
지진이 나서 그래서 지진 났다고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어서 일기를 쓴다
나의 첫 지진 경험. -_-
아, 분당에 있을 때 미세한 진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 저번학기였나 저저번학기였나.
남부지방에서 지진 났을 때였다.
마마, 호환보다 무서운 자연재해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자연재해





아 맞다. 얼마전에 돈갖고 튄 덴마크 CEO... 금방 잡혔다. LA에서 자수했다던가?
어젠가 그저께 덴마크로 돌아왔음




+
presemester 친구들과 나름 크리스마스 디너?를 하고 시험 때문에 일찍 돌아옴.
사쿠라에서 불고기/야키니쿠 4인분을 사갔는데 남김없이 싹쓸이 해버렸다.
아줌마아저씨가 덤으로 김치랑 스시도 챙겨주셔서 무한 감사감사감사

다시 만날 아이들도 있고 이제 다시 얼굴 못 볼 아이들도 있고
그렇게 정들지 않은 애들도 있고 정말 앞으로 계속 연락하고 싶은 애들도 있고
언젠가는 어디에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버디하면서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린 난 별로 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가도 
그래도 그래도 헤어질 때가 되면 좀 섭섭하단 말이지.






1.
일요일은 온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아, 잠깐 슈와르마 사먹으러 밖에 나갔다.
우리 동네에 있는 피자+버거+슈와르마 가게에 갔는데, 평소에 내가 가면 텅텅 비어있었다.
어제 갔더니 계속 사람이 들어오고 장사 잘 되더군.
속으로 "아이고 장사 안되서 어떡하나" 이렇게 걱정했는데
역시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다. 나나 잘합시다-_-


2.
Mandag:
노에미와 수영장에 갔다.
얘가 수영하고 싶대서 우리 동네에 있는 우브로할렌에서 같이 만나서 수영했다.
두시쯤 갔는데, 사람이 정말 없었다.
내가 수영하러 다닐 때는 언제나 사람이 꽤 있었는데 흠. 타이밍이 중요하구나. 날씨도 중요한가?

예전에 내가 올린 수영장 사진에서 보았다시피 이 수영장이 좀 고풍스럽다.
오늘은 들어갔더니 수영장 한 켠에서 밝은 조명과 반사판이 세워져있고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수영장을 배경으로 화보 촬영을 하고 있었다.
대리석 기둥을 등지고 찍거나 모델이 다이빙대 위에 올라가서 포즈를 취한다.
모델은 에린 와슨을 닮은 카리스마 있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무슨 다리가 내 팔목 수준을 얇아서 솔직히 징그러웠다. 노에미와 나 식겁함.
밥은 먹고 다니니.........어제 내가 먹은 슈와르마 먹여주고 싶다......
또 오지랖 작렬

하이패션 화보는 아니었다.
주황색 튜닉과 베이지색 카프리팬츠를 입은 걸 보면..............

왜 갑자기 타이라와 심사위원단 목소리가 어디선가 음성지원 되는걸까
"Your eyes are dead in this picture. You have to express yourself with your eyes.
Look at me. **bam! bam! bam! Tyra poses** See?
You are one step closer to becoming
America's nexT ToP model... Thank you Soomsoom"






3.
동네 수리점에 부츠를 맡겨서 굽을 갈았다.
이게 중요한게 아님.
여기서 나의 수족냉증을 치료해줄 궁극의 물건을 찾아내었다!
양털깔창!!!!!!!!!!!!!!!!!!!!!!!!!!!!!!!!!!!!
왜 이제야 내 눈 앞에 나타난거니
여태까지 어디에 있었던거니
북유럽 오니까 양털로 만든 깔창도 있구나 에헤라디야!
보는 순간 이 아이를 바잉하여 부츠에 깔았다. 따땃하고 폭신하니 참 좋다.
구매대행 받습니다.
한국에도 있으면 설레발 친거 취소.



4.
아보카도를 샀다. 
이걸로 뭐를 해먹지_-? 연어에 같이 먹으면 되나요



5.
Denne ugen er sidste gang til dansk. Det vil ikke være lektier til Januar.
Mange studiekammerater går hjem tilbage, og det ved jeg ikke, hvor mange vil forsætte at gå til dansk.
Jeg håber jeg vil have den samme lærer på næste module.













여기 와서 완소하는 배맛 시더. 시더도 아니고, 제대로 발음하려면 아마 D도 안 읽을듯. 
이건 스웨덴산인가 그렇다. 카를스베르 정도의 알콜함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정도는 물. 물이에요. 아시겠어요?

공부하다가 생각나면 츄리닝 바람에 쌩얼로 네토에 쪼르르 달려가서 사오곤 한다. 
정말 귀찮기 그지 없다.
인터넷 식품관도 없고.

그리고 한국에 있을 때는 붕어빵 호떡 컵볶이 먹고 싶으면
한 한시간 동안 사랑하는 나의 심부름꾼 좐이를 들들들들들들들들 볶으면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원하는 걸 먹을 수 있었는데 ㅋㅋㅋㅋㅋ




jeg spiser det når jeg er lækkersulten.
정말 평범한 초콜렛 크림 들어있는 다이제스티브인데 나를 사로잡았다.
한 두 세개 먹으면 또 배부르기는 왤케 배부른지 모르겠다.
여기 와서 나를 살찌게 한 주범은 바로 이 자식이 아닌가싶다. 네 이 놈.....................
그만 먹을거야.

처음 왔을 때 그 왕성한 식욕은 사라지고 다시
귀찮으면 안 먹는 옛 편식 소식 섭식활동으로 돌아가고 있다.



오늘 점심으로 유기농 피자를 사서 오븐에 구워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 같다.
-_-

요즘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너무 심심하다.









우후!
Keane 콘서트가 20대 초중반+그 이상 나이대 관객, 차분한 분위기였다면
MGMT 콘서트는 10대 중심의 광란의 파티였다
그래서 나도 동심의 마음, 10대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미쳐버렸다ㅋㅋㅋㅋㅋ


체코에서 온 요나스와 만나기로 했는데 안 나타난다.
사람 구경이나 하고 혼자 들어가기 뭐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장 바로 밖에서 외국인들, 정확히 말하면 미국인들이
엑스트라 티켓 없냐며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암표 판매 요청을 한다.
암표 구하면서 시끄럽기는 오지게 시끄러웠다. 

공연 보러 오는 사람들이 퍽이나 공연장 바로 눈앞에 두고 티켓 팔겠다-_-
...라고 오지라퍼 숨숨은 생각하며 혀를 끌끌찼다.


기다리고 있는데 어째 낯이 익은 여자애가 오는데,
알고보니 학기 시작하고 덴마크어 수업에 몇 번 오다가
그 뒤로 나타나지 않은 브라질에서 온 루치아나? 이름도 기억이 안나. 하튼 그 아이였다.
더글라스라고 수업에서 몇 번 만난 다른 브라질리안도 있는데, 얘도 온다고 한다.
여기 와서 제대로 된 친구는 많이 없는데 뭔가 이리저리 안면 튼 사람만 많다.......

코트 맡기고 맥주 한 잔 사고 티셔츠도 득템했다.
티셔츠에 무전기와 티켓목걸이가 그려져있고 등에는 MGMT Crew라고 커다랗게 써있다.
집에 티셔츠만 몇 벌인지......나는야 티셔츠덕후
환율이 올라서 요즘은 threadless에 들어가 눈으로 구경만 할 뿐이고 크흑



공연장 들어가니 정말 틴에이져 밖에 안 보인다. 오마이갓..
물론 틴에이저이지만 액면가는 20대 중반까지로도 보일 수 있으나 옷차림과 발육상태 (-_-)를 봐서는 누가 봐도 고딩들.
루치아나와 나는 갑자기 나이가 든 느낌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포팅 밴드 (시끄럽고 안 좋았음) 끝나고 우리의 매니지먼트 등장!!

끼약꺅끅꺆꺆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그냥 애들과 뒤에서 봤다.
가끔 내 앞에 190은 족히 될듯한 애들이 가로막기도 했지만
모두가 미친듯이 점프 할 때 함께 뛰면서 잔머리를 굴려 살며시 그들 앞쪽으로 가기도 했다.



 



매니지먼트에 어울리는 촌빨 날리는 조명
역시 듣던대로 라이브는 좀 구렸다
팬서비스나 쇼맨십도 별로 없었다. 그냥 노래에 충실-_- 노래도 못하는게.............................
하지만 좋았다



비디오도 찍었다.
집에 와서 보는데...의도치 않게 웬 코미디 비디오가 찍혔다.


 

저 불쌍한 아해의 안부는 아무도 모름







생존일기가 안 올라와서 나의 섭식활동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잘 먹고 다녀서 탈이다.
살쪘어-_-



오늘 아침 살짝 눈이 왔다고 확신한다.
비라고 하기엔 너무 굵은 진눈꺠비 정도 되려나?
오려면 그냥 펑펑 오던가........-_- 에라이 눈이나 많이 와라


아점으로 숨숨표 오믈렛이라고 하기엔 너무 generic한 오믈렛을 해먹고
베스터브로에 있는 독립 영화관Vester Vov Vov로 향했다.
오늘이 CPH:DOX라고, 코펜하겐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데
보고싶어서 벼르고 있던 다큐멘터리가 한 편 있었던지라 주연이와 함께 갔다.
지금까지 시내 곳곳 영화관에서 상영한 다큐멘터리가 몇십편은 될터인데 그닥 땡기는 작품이 없었다.
아, 심사위원단? 자문위원단?이 있는 데 그 중에 한국분이 있다! 자랑스러워용.



주연이와 나는 바레소 커피에 가서 한 잔 씩 사 들고 갔다.
여기서 드디어 숨숨 차이라떼 개시!
혹자는 치약맛이라는 그 차이라떼! 아 나는 따뜻하고 상큼하기만 하던데..
근데 여기 차이라떼는 심지어 치과맛-_-까지 난다. 치과에서 입 안 헹굴때 주는 물에 담긴 소독약맛-_-



카페+영화관 베스터 보우보우! 아담하다.
영화는 두시반 상영인데 영화관은 두시에 연다. 근데 두시가 좀 지나서야 열었다.
그래도 사람들 밖에서 열심히 기다림.
언젠가는 열겠지~하고 덤덤하게 기다린다.
한국이었으면 1. 창문에 들여다보면서 문 두드리는 사람, 2. 전화번호 찾아서 왜 안 여냐고 전화하는 사람
3. 춥다고 욕하면서 짜증내는 사람, 요렇게 세 타입 있었을거라 확신. 나는 3번.





이리저리 카탈로그를 뒤져보다가 Top Dox라는 테마 아래 상영되는 몇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오늘 본 [About water, people and yellow cans]라는 amnesty-award를 받은 룩셈부르크산 작품이다.

다큐멘터리는 물을 주제로 세 가지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방글라데시 시골 마을, 매년 여름 홍수로 집과 논을 잃고 떠도는 가족; 카자흐스탄 아랄스크 시, 아랄호 황폐화로 일거리를 잃은 사람들과 번성기 시절을 회상하는 노인들; 케냐 나이로비의 슬럼, yellow can을 들고 먼 길을 걸어 비싼 물을 구입해 하루하루 근근이 사는 빈민들.

물은 넘쳐흘러 재앙이 되고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고 목숨까지도 좌지우지한다.
세계 각지에서 다른 이유로 고통받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카메라를 마주보며 자신들의 상황을 지나치게 덤덤하게 알려준다.
90분 내내 화면에 담기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큰 웃음, 큰 행복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어쨌든 그들은 살아간다. 삶이 어려워도 어쨌든 사는거지. 그리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겠지.
새삼 나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다시 한 번 느낀다.

마지막 나이로비편에서
[water point는 슬럼에 총 15개가 있다.
여기 사는 주민들은 부자 동네에 비해 물값을 네 배 이상 더 많이 낸다.]라는 마지막 자막에 울컥.


날씨가 정말 추워졌다.
원래 영화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려 그랬는데
중간쯤 왔을 때 기어가 병신이 되서 갑자기 자전거로 등산하는 마냥 페달이 무지 빡빡하게 밟히는 것이다.
노레포트 역에 세워두고 중앙역까지 기차를 타고 간 다음, 기차에서 내려 역을 나서는데
갑자기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닥치기 시작했다.
나는 우산도 없고 (8월에 잃어버린 뒤로 아직 안 샀음) 별 선택의 여지도 없었으니 그냥 걸었다.
춥다 추워
하필 오늘 파카를 안 입고 코트 입고, 모자도 덜 따수운거 갖고 나오고 부츠도 앵클부츠를 신는 바람에
더 고생했다-_  - 예측 불가능한 날씨라 어디 장단을 맞출수가 있어야 말이지




지금 자전거는 노레포트역 부근에 쳐박혀있음. 내일 수업 끝나고 픽업해야지.
역 주변에 자전거 훔쳐가는 사람 많은데 누가 내 아동용 자전거 훔쳐가지 않기를!!

시내 곳곳 전광판에 온도계가 있는데 8-9도라는 거 아무리 봐도 개뻥인것 같다.
아까 버스 기다리는데 입김 나왔단 말이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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