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코타이에서의 두번째 날이 밝았다! 

벌써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당장 어제 먹은 저녁도 생각이 잘 안나는 사람이 반년 전 여행기를 쓰려니 고달프다. 

​수코타이에서도 조식 메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출장가나 여행가나 먹는건 매번 같다: 바싹 구운 토스트에 버터 한 덩이를 듬뿍 발라서 연어를 얹어 먹는다거나, 오믈렛 위드 에브리띵. 먹고나니 배가 불러서 조용한 수코타이 안을 살살 걸어다녔다. 대칭으로 모든 걸 같은 모양으로 배치할 수도 있지만 살짝 변형을 줘서 완전히 획일적인 대칭은 아닌 인테리어가 재밌었다. 바람도 솔솔 불고, 호텔 안 인테리어샵도 구경했는데 로컬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이 몇십만원대. 몇백만원대였나? 

택시를 불러서 바로 향한 곳은 방콕 컬쳐앤아트센터. 봐야겠다는 전시회는 없었고, 내부라서 에어콘이 빵빵할테니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어차피 오늘도 그 주위로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슬슬 둘러볼테니. 센터내 갤러리마다 각영상물 작품도 있고 이런 일러스트도 있고. 말거는 사람도 없고 과한 친절도 없어서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다. 맨 윗층에는 사람들의 인물 사진을 이어붙여 만든 국왕 추모의 공간.  

 

촛불집회로 부패정권을 몰아내고 민주주의 정신을 이어나가는 나라에 사는 사람으로서 국왕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상상도 안되지만 어쨌든 만인에게 이렇게 사랑받은 삶은 나쁘지 않았겠지. 태국 백성(?) 들의 마음은 내가 이니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같은 것일까......... 우리 이니 하고싶은 거 다해....테익마이머니...테익마이택스........플리즈테익잇...하고싶은 거 다해... 나라를 팔아먹어도 달님 (심지어 안 팖, 팔아도 뜻이 있을 것이고 비싸게 팔듯) 

센터에서 바로 이어져 있는 통로로 옆 백화점에 갔다. 백화점 이름은...이제...기억이...나지.......않는다....천장 거울 인테리어가 예뻐서 요리조리 찍어보다가 쇼핑에 흥미가 없는 두 모녀는 지하철을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 두번째로 간 쇼핑몰은 동대문 두타 느낌이 물씬 났다. 작은 옷/소품 가게들에서 마데인코리아/마데인차이나의 느낌이 물씬 나는 가게들이 주를 이루고 젊은친구들(?)이 많이 보였다. 기억이 안난답시고 무성의하게 글을 쓰다가 바로 코앞에 구글맵 깔려있는 핸드폰 두고 뭐하나 싶어서 찾아보니 BACC 옆 싸얌 디스커버리 - 터미널21이다. 네... 그렇다고 합니다 제가 간 곳이 그런 곳이라네요. 

두번째 쇼핑몰에는 확실한 목적이 있어서 방문한 것이었다. 구불구불 복잡하게 구획별로 나뉘어진 쇼핑몰 골목을 헤매다가 찾아낸 Thaniya! 태국 전통 문양 도기에 담은 올가닉 소이왁스 캔들이나 디퓨저류를 파는 곳인데, 미용실 잡지에서였나 보고 한두개 정도 사면 좋을 것 같단 생각에 들렀다. 지점이 방콕에 여기 한 곳, 나머지 한 곳은 코사무이여서 여기서 사야만했다. 

애써 찾아온 기쁨에 정신을 못차리며 미친듯이 도자기를 집어대는 나를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해주는 사랑하는 엄마의 한마디: "마 적당히 사라. 계속 보니까 유골함 같다." 덜그럭덜그럭 집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고...조용히 한 개만 사왔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친구들 선물 살 그 이름도 유명한 카르마카멧! 걸어가다 보면 백화점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골목 같아서 안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그 골목에서 쭉 따라 걸어가면 이런 곳에 가게가 있어?라고 할만한 곳에 간판이 튀어나온다.  

​힙힙힙한 곳인건 잘 알겠고 선물도 이것저것 샀다. 포푸리 방향제를 사서 몇개월 뒤 친구들에게 나눠주는데 향이 하나도 안 나는 것이다! 고 몇개월 새 향이 다 날아갔나, 싶어서 친구들 준다고 쓰레기를 사왔구나 시무룩했었는데 알고보니까 천주머니 안에 향 날아가지 않게 포푸리도 비닐 포장이 되어있던 것이었다. 향수 빼고는 실내용 아로마 제품을 하나도 안 써서 촌스럽게 몰랐네 헿 

약 7개월 전 추억을 떠올리며 여행기를 쓰는 2017년 8월 5일 오후 두시 지금 우리 동네 날씨는 36도에 육박하고, 앞뒤로 창문을 다 열어놓으면 환기가 솔솔되어서 시원한 우리집도 이 더위에는 무너지고 말았지만............... 이 날 방콕도 정말 더웠다. 36도까진 아니었지만 아침부터 이곳 저곳 다니고나니 너무 더웠고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여행 오기 전 귀국한지 얼마 안된 방콕지점 전 주재원분께 맛집 추천을 부탁드렸었는데, 매우 허름하지만 사무실에서 해장용 국수를 곧잘 배달해 드신다며 강력추천을 한 식당이 있었다. 위드 수프/위다웃 수프 두 개 시켜서 먹으면 될 거라고 하심. 구글맵에 이름만 찍어서 졸졸 시키는 대로 따라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옆에 국수집이 하나 더 있었다. 1호점 2호점의 개념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가고자하는 목적지로 추정되는, 정확히 골목 꺾이는 코너에 있는 식당이 보인다면 맞게 찾아온 것 같다. 찬양하라 룽!르!엉! 돌아와서 네이버에 찾아보니 이미 꽤나 유명한 곳이었다. 똠얌 볶음 쌀국수와 국물 쌀국수를 먹었는데 훠우! 새콤달콤맵싹한 그 맛이 생각나나면서 입에 침이 고인다. 이렇게 더운 날 한그릇 먹어주면 더위에 집나간 입맛 다시 감돌 것 같다.    


이 날은 근처 텅러 지역에 Face Spa를 예약했다. 시간이 좀 남아서 가기 전에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하고 우버를 불러서 대충 스파 근처에 내렸는데 예쁜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Hands & Hearts 라는 곳인데 또 알고보니 좀 힙한 곳. 이번 여행은 길은 좀 헤맸어도 장소 뽑기운은 좋았네. 친절한 직원들 덕분에 맛있는 커피에 달달한 디저트도 하나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우유를 잘 안마셔서 라떼도 안 마시다보니 인스타용 예쁜 라떼아트 사진은 건지기 힘들다. 이씽. 

별 수다도 안 떤 것 같은데 이때 엄마랑 쫑알쫑알 웃으면서 재밌는 얘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카운터 위 선반에 색깔이 다른 에어로프레스가 있길래 저게 뭔가 했는데 알고보니 에어로프레스 대회 트로피였다. 너무 귀여워.... 




정말 힘겹게 가게 된 뒤늦은 여름휴가였다. 원래 올해 4월 끄라비에서 나와 함께 하면서 태국의 맛 태국의 멋 태국의 에브리띵에 매료된 벗과 9월에 가기로 한 방콕 여행이었는데, 회사 출장 일정이 꼬여버리는 바람에 벗과 일정이 안 맞아 못 가게 되었다. 9월 항공권 환불 수수료 + 호텔 예약 변경 수수료를 왕창 물고 11월 말로 무작정 숙박일정을 바꿔버렸다. 어찌할지 누구랑 갈지 고민하던 중 내 눈에 들어온 우리 엄마. 바로 대한항공 가족등록을 해버리고 마일리지를 털어서 항공권 2장을 예약했다. 비수기인지 인당 4만마일 정도밖에 안하고, 유류할증료도 0원이라 세금만 10만원 정도를 물었다. 이렇게 효도관광의 서막이 열렸다. 

이렇게 엄마와 동행하게 된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작년 이맘때 쯤 유후인 료칸으로 혼자 쉬러 가겠다고 알아보다가 내가 원하는 료칸은 1인 여행객을 받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는 방을 준다고 엄마에게 툴툴거리다가 엄마가 같이 가줄까?라고 해서 엄마가 얻어걸렸었다(?).  

보통 휴가 예약을 해도 별로 설레지 않는 편인데, 이번엔 방콕이 처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대가 컸다. 여행책도 사고 구글맵에 갈 곳도 신나게 찍고 태국 주재원분한테 정보도 캐묻고 내 기준 여행 사전 준비의 최대치를 선보였다. 고수 등의 향신료에 예민하고 식재료의 신선도를 귀신같이 찝어내며 적당한 간과 당도를 추구하는 미식가이자, 패키지 여행보다는 스스로 아고다와 블로그 후기를 검색하며 찾아낸 고급 리조트와 비즈니스석으로 자유여행을 즐기는 엄마를 허접하게 모셨다가는 나도 딸의 도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일테니. 


아침 9시 방콕행 대한항공은...정신이 없다. 일단 단체여행객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승무원들에게 이거달라 저거달라 자리 바꿔달라 요구가 끊이지 않아 그들의 넋이 나가는 걸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비행기에서부터 회사분을 만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출장이 잦은 회사다 보니 휴가 갈 때 공항버스 정류장/공항/비행기/도착지 공항에서 회사사람을 종종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바로 내 뒷자리에 낯익은 분이 앉는 것이다! 비행기 이륙전 회사동료한테 급히 연락해 혹시 누구누구님 지금 출장 중인지 알아봐달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생각한 그 분이 맞았다. 뒤늦게 제대로 인사드리고 입국수속을 받는 줄 내내 대화를 나눴다. 사실 이렇게 뵙기 전엔 잘 몰랐던 분인데 그 한 3-40분을 계기로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입국장에서 유심카드를 사서 바로 갈아 끼우고 퍼블릭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 500바트 부르는거 노노 미따미따!! 외쳐서 공항세 포함 460바트 정도 나왔다. 이번 여행은 유독 길을 제대로 못찾는 일이 잦았다. 방향감각이 없는 길치처럼 길을 못 찾는게 아니라, 횡단보도/계단/에스컬레이터가 나오겠지 하고 한참 길을 가다보면 없어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거나, 가게가 있는 골목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한 칸 먼저 들어간다거나. 이상했다. 심지어 첫날 처음 탄 우버 기사가 어벙한 사람으로 잘못 걸려서 빙빙 돌아간적도 있다. 방콕 길이 잘못했네 잘못했어. 


수코타이는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8차선 도로 길가에 있는데도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펼쳐지는 고요함. 후기에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 좋다, 조용하다 등의 평이 있었는데 그 점에서 만점이었다. 체크인 하는 날은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 더 편하게 체크인할 수 있었다. 룸컨디션은 예상 가능한 수준의 고급 시설이었고, 다만 어딘가 모르게 에어콘을 틀었는데도 꿉꿉한 냄새가 날 때가 있어서 예민한 사람은 좀 싫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스파 예약 시간에 맞춰가기 애매할 것 같아서 웰컴 프룻으로 놓인 과일을 좀 먹고 엄마와 짐을 풀다가 스파로 향했다. 실롬지역에 있는 인피니티 스파에 미리 예약을 했었는데, 조금 늦을 거 같아서 전화를 했더니 친절하게도 영어로 전화를 받는다. 한국 사람들도 많이 온다고 들었는데, 내가 갔었을 때는 미국인 호주인 인도인 등이 있었다. 

이번 여행엔 Infinity Spa, Spa at Face를 미리 예약하고 나머지 한 곳은 호텔 근처 괜찮은 마사지샵 후기를 보고 찾아갔는데, 서비스 / 마사지사의 전문성 / 시설 면에서 인피니티스파가 월등하게 좋았다. 월등월등 인피니티스파 사랑합니다 충성충성! 심지어 올리비아라는 매니저는 한국어를 배우는 중인지 엄마와 나한테 계속 한국어로 말을 걸고 너무 귀여웠다... 귀여워............. 

나름 머리를 써서 모던한 스파와 전통가옥 스파를 동시에 경험하려고 전략적으로 두 곳을 예약했는데, 그냥 나흘 내내 여기 계속 왔어도 될 뻔 했다. 요즘 유명한 바와 스파, 오아시스 스파 등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예전에 여러번 방문했었던 아시아 허벌 어소시에이션과 비교해 보자면 거기도 좋았지만 여긴 전반적으로 더 깔끔하고 훌륭했다.  

​마사지를 마치고 나오면 주는 카모마일/페퍼민트 블렌드 차와 망고스티키라이스

​다음에 또 올게요 하투하투 


스파에 오기전에 호텔 방에서 짐풀고 뒹굴거리면서 방에 놓인 잡지랑 여행책자를 뒤적였다. 호텔을 다니면서 한 번도 그런 책들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엔 아무 생각 없이 한 권을 들춰봤다. 내가 그 책자를 기웃거린 것은 신의 한수였다. 근처 방락시장 부근에 새로 생긴 Baan Phadthai라는 식당이 2-page spread로 나와있는데, 식당 분위기가 민트민트해서 예뻤고 팟타이에만 집중한 듯한 식당 이름도 맘에 들어서 방문해보기로 했다. 

예전에 묵었던 르부아 호텔 근처를 지나니 그때 걸어갔던 길이 생각이 났다. 국수 파는 카트도 그대로인것 같고(?) 누워자는 노숙자도 그때 그 아저씨 그대로인 것 같고(?) 복권 파는 노점들도 그 자리 그대로 있는 것 같고(?)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I AM MORE LOADED! YEAH! ...AND OLDER. 

방락시장 골목 안 쪽에 있는 반팟타이. (어두운 길목을 들어가자 엄마왈: 여기 맞나?) 엄마가 가방을 약간 움켜쥐었음을 난 느낄 수 있었다. ㅋㅋㅋ하지만 이날 따라 평일 늦은 저녁이라 사람이 없는 것 같았고 평소에는 사람들도 많이 다니고 식당에도 손님이 많지 않을까 싶다.   


식당은 꽤나 한산했고, 빈티지한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태국 사람들은 어쩜 이렇게 색깔을 자유롭게 쓸까? 구글맵 아래 있는 친절한 한국분의 리뷰에 따르면 식당 매니저가 약간 부담스럽게 메뉴를 권하고 음식이 어떤지 물어본다는데 우리에겐 전혀 그러지 않았다. ​쏨땀 + 팟타이 꿍 + 팟타이 푸를 시키고, 엄마에겐 그 유명한 땡모반을 드셔보라고 권했다. 별로 내키지 않아하는데 한 모금 마셔보더니 어머어머! 맛있다!라고 하는데 세상에서 그렇게 뿌듯한 순간이 따로 없었다. 엄마에게. 엄마에게...인정을..받다니............엄마에게 인정받은 땡모반집..아니 팟타이집이었다. 

이 날 식당 식기나 테이블의 청결도를 보며 엄마가 이 정도면 허름한거 아니야? 라고 해서 잠시 그 다음날 갈 세상세상 허름한 맛집을 데려가야 하나 고민에 빠졌더랬다. 


​볶지 않은 공심채도 나름 먹을만했다. 그릇 크기 대비 팟타이가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적당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길거리 팟타이도 충분히 맛있지만, 깔끔한 분위기에서 적당한 양의 오리지널 팟타이를 먹고 싶다면 반팟타이...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인피니티 스파를 이용하거나 르부아 호텔/그 인근에 묵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 가보는 거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난 일단 엄마가 여기 쏨땀과 땡모반에 만족한 것만으로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호텔 방에 비치된 여행책자를 뒤져볼 생각을 한 내 무의식아 잘했어...참 잘했어. 

​이런 실링팬 돌아가는 빈티지한 무드 좋다. 


안가면 아쉬운 아시아티크도 들렀다. 결국 여기서 절대 안 사고 짜뚜짝 가서 살 거면서 괜히 가본다. 우리 가족은 기념품 쇼핑은 거의 하지도 않는데 일단 구경삼아? 배 타면서 바람 쐬며 야경구경하려고 잠시 들렀다. 허벌볼+루파스틱만 사고 금방 나왔다. 


여기서 우버 기사를 불러서 숙소로 돌아가는데, 대환장쇼였다. 일단 우버 내비게이션이 잘못되었는지 수코타이를 찍으면 수코타이 옆 골목으로 안내를 해서 한참을 뒷골목을 빙빙 돌았고, 잘못 도착한 장소에서 우버기사가 다시 구글맵을 찍고 가는데 호텔 반대편으로 가길래 아니라고 세워서 알아봤더니 구글맵에 수코타이를 검색하면 나오는 다른 호스텔! 호텔도 아니고 호스텔!!로 향하고 있었다. 세상 어벙꺼벙한 우버 기사였다. 

그렇게 뱅뱅 5분 더 돈 건 어떻게 할 거냐 했더니 80바트만 받겠다고 하더니 그 다음날 온 영수증엔 원래 요금 그대로 100바트가 넘게 청구되어 있었다. 내가 내리자마자 점수를 3점 줘서 복수심에 그런건지 의사소통이 안된건진 모르겠지만 한 10초 정도 기분이 언짢았다. 그래봤자 천원? 천오백원 차이라 shrug off 하기로. 





꽁과 충동적이고 역동적인 방콕 방문. 

항공사에 근무하는 서현이가 방콕 여행계획 얘기를 듣더니 

'어, 언니들 저도 갈게요!'하더니 손쉽게 KTX 가격 정도로 방콕으로 날아와 조인. 

방콕 호텔은 워낙 많다보니 적당한 곳도 서비스 시설이 좋아서 적당한 가격의 호텔에서 자려고 했는데, 

아고다에서 르부아 호텔 특가를 보고 홀린듯 결제. 



행오버 찍은 곳이라 엘리베이터마다 이런 게. ㅋㅋㅋ 브래들리 쿠퍼...♥ 


첫날 짐풀고 밤에 간 아시아티크 야시장.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들 많았는데 여기서 먹은 팟타이 최!악!!! 

태국 명물 로날드맥도날드. 여기는 빅씨 앞 맥도날드였던걸로 기억. 

손모양이 독특해서 찍은거지 착각하지마 난 로날드 너가 싫어... 


남들 하는 거 다 해보자는 차원에서 짜뚜짝시장 코코넛 아슈크림도 먹고.

여리디 여린 내 위장이 탈 날까봐 걱정하면서 한입한입 먹었는데 의외로 무사했다. 

짧은 바지 입으면 가리라고 주는 가운. 

예전에 왓포 왔을 때는 분명히 가운 색깔이 이렇지 않았는데...

내 오렌지색 블라우스와 완벽하게 촌스러운 대비를 이루었다. 

왓포는 다시 봐도 신기해



뚝뚝 타고 거기 어디지 배낭여행자들 많은 곳 거기가 어디죠 갑자기 생각이 안나 

아! 카오산. 뚝뚝 아저씨랑 흥정해서 카오산으로 날아가는데 

우리 셋이서 무서워서 뒤에서 꺄꺆 거리니까 아저씨가 더 신나서 질주하는 느낌. 

핑크색 택시가 많은 방콕. 

나중에 호텔 옥상바에서 놀다가 친해진 직원분께 왜 이렇게 핑크색 택시가 많은 거냐고 물어봤더니

정말 친절하게 답해주셨는데 

까 먹 음 

여러분 술취했을 때는 질문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어요  


아시안 허벌 어소시에이션. 예약 꽉 차는 바람에 한 번 밖에 못 받았다 엉엉 


사람 미친듯이 많은 유명한 옥상 바.

브래들리 쿠퍼와 영화 크루를 위해 만든 시그니처 행오버 칵테일도 있었다. 달고 맛있음.  

다음에 가면 여기 말고 덜 유명한 다른 호텔 옥상 바를 찾아보겠어. 



마지막날 풀사이드 조식. 

요구르트만 한 열개 먹은듯. 



이건 찍은 것도 아니고 안 찍은 것도 아니여.....................


이뿌당 

방콕 또 갈거야! 요즘 또 항공권 나오는 거 보면서 드릉드릉합니다 















16일 밤에 개고생 끝 방콕 도착. 비행기 멀미는 너무 힘들어.
뱅기 탑승 6시간 전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는 내 규칙을 어기고 인천공항 한식당에서
맛이 아주 그지그지상그지같았던 만삼천원짜리 순두부찌개를 먹었을 때부터 이미 내 비극은 시작되었던게지. 
엄마가 꼭 한식먹고 가라는 팁을 무시해야했어! 엄마!!!!!!!! 보고 있어!!!!!!!!!!? 난 먹으면 안돼!

샤무가 정신줄 놓은 나 때문에 너무 고생했다.  

17일 아침에 일어나니 말끔 개운!
대신 오는 내내 게워낸 탓인지 식도와 위 근육(?)이 거진 헬스 무리하게 4시간 한 뒤의 내 팔뚝 근육처럼 뭉쳐버렸다.
하지만 모든 타이푸드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다긔


우리가 영어 쓰면 있어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read 오지게 착각하는 것처럼) 한글도 광고계의 잇아이템인가?


태국어 예뻐...................................배우고 싶진 않아......그냥 싸와디카 카쿤카......끗


와불상이 있는 왓프라깨우? 사원 가는 길.
수상보트 타고 보트역 앞에 내렸더니 조그맣게 있는 노점상 거리.


oh          oh           oh  맵시폭풍 와불상





부처님 손바닥 아닌 부처님 발바닥안에 삼라만상..?을... 표현하고 싶었던..걸까...?



사원 안 가로등도 디자인 센스만줨




금금금금금금금금금




나름 겨울이라고 긴팔긴바지 입은 제프리라는 가이드 아저씨 따라다니다가
더워서 숨지기 일보직전 볕을 피해 숨었더니
어떤 아저씨가 보수작업 중.

샤무와 나는 가이드 그만 들으려고 도망간거 였는데
다시 돌아가니 가이드와 일행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드 따라다니는 서양애들 모범생 학구파들인가? 오리엔탈 컬쳐를 마구마구 받아들이고 싶었나?
완전 열심히 끄덕끄덕거리면서 귀기울여 듣고 질문도 한다. 

사족: 단지 내가 한가지 아니꼽고 마음에 안 드는 건 (정말 심하게 꼬였으니 pass)
방콕=아시아 전반적인 모습으로 착각한다는 것.
아시아로 와서 '이그조틱'한 문화를 경험함으로서 soul searching이라며 자유인이 되는 것.
이런 문화를 싸그리 묶어서 패션계에서 목공예품 몇개 주렁주렁 걸치고 특이한 프린트드레스 만들어서
오리엔탈 아프리카 등 영향 받았다고 나불거리는거! 이 빵꾸똥꾸들아 다 다르거든?

내가 폴란드와 체코 전통의상 전통음식 구분 못하겠지만
적어도 모르면서 다 뭉뚱그려 묶어버리진 않는 최소한의 문화에 대한 예의는 갖춘다구.

싸얌으로 이동.



가서 먹은 파타야 샐러드 전문점! 파타야가 들었는데 왜 맵지? 하지만 맛있었다.

그리고 그 쪽 가게들 구경하다가 어느 빌딩에 들어섰는데
충격과 공포의 한류열풍을 체감한 이건 바로 투피엠.......광고....
왜 머리에 집게모자를 썼지...?
왜?
왜?
코비폰 씨엪보다는 나은 거 같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 행복해보여




주차장이 되어버린 도로.
방콕에 오기 전만 해도 나는 서울에서 운전할 수 있다면 뉴욕이든 로마든 어딜 가든 살아남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방콕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저 많은 오토바이와 툭툭을 어찌 감당하리오.

빅C라는 이마트 정도 되는 대형 마트에서 한참 구경했다.
마트 구경이 제일 재밌어!

그후 Asian Herb Association 이라는 곳에 가서 타이 마사지를 받았다.
미리 좀 더 신경써줬으면 하는 신체부위를 표시해놓을 수 있다.
첫날 여행책자에 지도에 카메라에 들고 다니니 어깨와 목이 너무 아팠다.

2인실에 들어가니 릴랙스 되는 음악과 낮은 조명이 깔린다.
그리고 나서 좀 자면서 릴랙스하려는데
이게 뭔가요
아주머니 저 죽이려고 작정하셨나요
저한테 억하심정있나요?
아파요 엉엉 아파요...........하지만 난 쉬크한 여자니까 비명지르지 않았다.
끝나니까 내 근육은 없어져버린거 같은 느낌?
내 근육을 다 물살로 만들어버리는 엄청난 재주를 지니신 아주머니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툭툭을 잡아타고 수안룸 야시장으로 향했다.
샤무는 흥정의 귀재다.
툭툭 아저씨가 샤무의 애교에 반해 깎아줬다.
하지만 차량정체로 오랫동안 툭툭을 타고 있어야 했는데 샤무가 그냥 원래 부른 가격대로 줘버렸다.
관대한 샤무.


수안룸 야시장의 하이라이트: 한류열풍의 선두주자 윤은혜 ㅋㅋ




랍디 호스텔로 돌아와서 모기잡고 젱가하고 어떤 체코 아저씨(? 오빠? 나이 가늠 불가함)와 놀다가
방에 들어와 바로 곯아떨어짐. 샤무의 재능 no2. 모기란 모기는 손으로 다 잡는다.
나를 미끼로 삼아 내 다리에 모기가 붙을 때까지 기다린 뒤 손으로 날렵하게 때려 잡는다.
덕분에 내 오른쪽 다리에만 일곱번 모기 물렸다. 고마워...샤무..^^

침실, 에어컨 빠방하니 좋다.




위만멕 궁전.
어제보다 날씨가 조금 쌍큼! 바람이 선선.
태국의..겨울은.........................좋구나.

여기는 가이드 투어만 허용되고 개인출입금지. 
언어를 들어보아 덴마크인으로 사료되는 가족, 기타등등 사람들과 투어 시작.
덴마크인 딸 둘은 정말 누가봐도 북유럽인! 금발파란눈새하얀피부인데 느무 도도해...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사람도 죽이겠어.


사원/왕궁 내에서는 반바지를 입으면 안 된다. 그런데 치마는 되는 이상한 논리.
보자기를 두르니 금세 현지 가이드인 포스



쓸데없이 대문잡고 _-


throne hall 가는 길에 본 방콕으로 수학여행 온 태국 아이들 >_< 아이고 예뻐라







내가 방콕에 사흘동안 있었던 중 본 가장 예쁜 건물! ! !
사람들이 위만멕 궁전만 보고 그냥 가는 듯,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저택이 너무 예뻐서 가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가이드북에도 나와있는 식당에 갔다.
어딘지 기억이 안나.....
멍충이
태국 전문가 샤무만 졸졸 따라다녔다.
샤무가 조심스레 똠양꿍은 시키지마 숨숨아..라고 했지만 그래도 태국에 왔으니 먹겠다며 시켰는데
나왔는데
한 입 떠먹어봤는데



네 이놈
똠양꿍
이런 맛으로 사람 농락하지뫄!


다른 맛있는 음식들로 놀란 위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여기는 오디지?
갔는데 왜 기억을 못해.....
크다란 백화점.
서울보다 방콕이 훨씬 크단 느낌이 들었다.
정확한 면적은 모르겠다만! 쇼핑몰만큼은 널찍하고 쾌적하다.  


여름 크리스마스.
캐롤 그만 틀어...사방팔방에브리웨어캐롤.....눈이 안 오니 어째 트리와 캐롤로 분위기 내보겠다고.........

부츠에서 정신놓고 쇼핑하다가 정신줄 되찾고
어제와 같은 곳에 맛사지 받으러 갔다.
맛사지사가 복불복이라더니 오늘은 조금 시원찮았으나
내 만성질병 요통을 치유해주셨다. >_<



쏨분 씨푸드.
푸팟뽕가리. 너무 맛있어서 열심히 먹다가 이게 상당히 느끼한 음식이란걸 깨달았다.
샤무와 나 모두 속이 더부룩해져서 이대로는 숙소로 못 돌아가겠다 싶어 좀 걷다가 들어갔다.

4층짜리 건물이었나?
우리가 있는 층에 우리 말고도 옆 테이블에 한국인 남자분 두 명이 있었다.
우리는 요리 두 개 시키고 배불러서 죽을 지경인데 이 분들은 테이블 모자라서 옆에도 놓고 드시더라.
대단해...나도 위가 좀 커봤으면.

그리고 조금 뒤 이 층에 한국인이 네명이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도착한 한국인 아저씨 단체 여행객들은
이상한 음담패설식 이야기를 늘어놓아 정말 민망해서 죽는 줄 알았음

 
 LUB D 라운지 풍경♥
투피엠 노래 나오길래 막 손짓발짓 어설프게 춤 따라했더니 임슬옹 닮은 직원이 너무 좋아하더라...
한류열풍으로 하나되는 우리



싱하 맥주 맛있어서 너무 마셨어........





19일

분명히 우리는 짜뚜짝 주말 시장을 갔는데! 남긴 사진이 없다.
쇼핑하느라 정신 팔려서 사진 찍을 생각은 하지도 않은 게지.

엄마 도와주러 나온 아주 기특한 꼬마가 커피를 주는 노점상에서 무지무지 달고 맛있는 연유 커피를 쭉 들이키고 쇼핑시작!
갤러리에서 목판에 그린 꽃그림도 사고 싶었는데 우리는 budget traveller인 관계로 다음을 기약.
갤러리 직원의 벨소리가 샤이니의 링딩동었다.
어디서 낯익은 노래가 들리는데 깜짝 놀랬어.

조그맣게 가게를 차린 태국 디자이너의 파우치를 사고 샤무는 거기서 랩탑 가방을 사고,
향초도 사고, 악세서리도 사고. 샤무가 20일이 내 생일이라며 내가 골라놓은 반지 귀걸이를 내가 모르는 새 결제해버렸다. 
이 녀석!!!!! 고마워....♡




여길 지나가는 태국인들은 길을 가다가도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한다. 신기해.
태국어는 정말 기억이 안 난다. 이 곳 이름도 분명히 시도때도 없이 듣고 보았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불교국가 태국 도심에 있는 작은 힌두교 사원.


한국의 가로수길쯤 되는 통로로 갔다.
더운 날씨였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열심히 열정적으로 쇼핑을 해야하니까.
사실 그릇 가게 하나 가려고 이 고생을 했다.
지도 못 보는 나 때문에 샤무 또 고생.




통로에서 걷다가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들어간 카페.
유리잔으로 만든 샹들리에가 너무 예뻤다.
태국인들은 원색을 좋아하는가 보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예쁘다.


20일 아침
맘씨 좋은 택시기사 아저씨 덕에 새벽에 커피를 마시지 않은 상태임에도 기분 좋게 공항 도착.
아침 일곱시에도 수완나폼 공항 카운터는 북적였다.
멀미를 피하기 위해 요깃거리 조차 피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타이거우즈가 액센츄어 광고에서도 내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있는 배고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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