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의 마지막 날!

개운하게 일어나 8 37 중앙역에 도착.


락커에 짐을 넣어두고 마켓 광장에 갔다가 그 규모에 실망하고


내가 라플란드에 다녀온 사이 헬싱키 대성당 앞 계단을 뒤덮어버린 눈에 놀랐다.

선진국답게 눈이 오면 째깍째깍 치울 줄 알았는데,
여기는 눈이 한 번 오면 엄청나게 오니까 그냥 치울 의지를 상실하나보다.
차도고 보행자 도로고 할 거 없이 질퍽질퍽.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와 크ㅎ와상을 먹고 마지막 헬싱키 탐험에 나섰다.



아무리 볼 거 없는 도시라고 해도 맘만 먹으면 볼 게 생긴다.

오늘은 가기 전에 못 본 미술관 박물관 교회 등을 구경하기로 했다.



시내 중심에 멋지게 자리한 아테네움 박물관.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이 주어진 나라답게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활동도 활발. 
특별 전시회로 일본 초기 사진 작가들의 흑백사진 전시회가 있었다. 



좀 멋있는 국회의사당. 청렴도 1위.
남녀 평등에 청렴한 정치인에 똑똑한 국민들에...도대체 못난게 없는 좀 부러운 핀란드. 
20세기 초까지 외침에 시달린 역사는 우리랑 상당히 비슷한데 우린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은 격투장인데 흑흑흑 

국회의사당에서 좀 더 걸어가보았다. 


조용한 헬싱키 동네를 지나가면 나타나는 암반-_-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다. 
지붕 위 아주 조그만 십자가 만이 교회임을 나타내준다. 



암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살린 아름다운 내부. 
음악 감상하고 나왔다. 

키아스마 현대 미술관으로 갔다. 
주요 볼거리가 죄다 도보 10분 거리에 몰려 있는 헬싱키. 
키아스마에서는 현재 활발한 활동 중인 한중일 작가 작품들을 모은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박준범 작가의 2006년 작 Occupation.
사람들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나는 GS25가 반가워서 바라본다. 

tkarkrrlaqkq ajrrh tlvdj............................



요코 오노의 작품.  




키아스마 중앙에 커다랗게 걸린 작품은 서도호 작가의 것!!!
현대미술사 레포트로 서도호 작가의 전시회 감상문을 써냈었는데.....
하튼 엄청난 헛소리를 썼다는 것 밖에 기억이 안 남
그리고 나는 학점포기를 했다







마지막 날이라고 이것저것 사고 또 이것저것 먹느라
카드를 몇십번은 긁은 듯.

아라비아 무민 머그컵이랑 아리카 장식품 다 싹쓸이해오고 싶었다.

다음 달 카드값 빠지면 난 정말 파산!

난 유로화가 밉다! 코펜하겐 물가는 헬싱키의 새발의 피였다!




오자마자 일기 다 썼다
힘들어 죽겠다
오기로 다 썼다



23

 

 

새벽에 일어나 미리 싸놓은 짐을 후닥닥 챙겨 집을 나섰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_-
노레포트 역 근처 골목길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공항 행 메트로를 탔다.

새벽에 다들 조용히 가는데 크리스티안스하운역에서였나?
새벽 파티를 마친 청소년들이 술에 취해 메트로 안이 떠나가라 이야기를 나눈다.
모닝 커피도 못 마시고 졸려 죽겠는데 시끌시끌하니 너무 짜증이 났지만,
세상에서 제일 건드리기 싫은 사람들이 있다면 무모한 10대들.
가만히 있었다.




TAP Portugal
항공편을 타고 리스본으로!!
6시 50
비행기라 텅텅 빈 채로 떠날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좌석 거의 전체가 다 찼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한 대니쉬들이 많은가?
겨울엔 추우니까 어디 남부로 여행을 떠나볼까? 스페인? 모로코? 포르투갈? 그래 포르투갈 고고


배가 고파서 기내식을 주는데 기내식을 먹었다! 내가 기내식을 먹었다!!!
주는 커피도 넙죽 다 받아먹었는데 속이 멀쩡한걸 보면 어지간히 배고팠나 보다.



리스보아 공항에서 Aerobus를 타면 시내까지 2-30분이면 간다.

리스본의 아침은 여느 나라 아침과 별 반 다를 바 없었다.
막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내가 묵은 Travellers House Praca del Comercio 광장을 따라 이어지는 보행자 도로 바로 중간에 위치해 있다.


Praca del Comercio 광장에서 Rua Augusta로 이어지는 곳. 웅장한 아치!


트래블러스 하우스………이 곳은 감히 호스텔계의 릿츠칼튼이요 힐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짱짱짱.
대니쉬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 hyggeligt한 곳이다.
내 거실이 이랬으면 좋겠다.


친절한 스탭 클라우스가 여기저기 구경을 시켜줬다.



체크인을 마치고 트램 28번을 타고 알파마 지역으로 향했다.
Alfama
는 구시가지인데 가파른 언덕을 따라 오밀조밀 골목이 끝없이 이어진다.
원래 카스텔로에 올라가려면 중간에 내렸어야 했는데
트램 기사아저씨가 운전하는 거 구경하다가 거의 끝까지 가버렸다.
덕분에 동네 벼룩시장 구경 잘 했다.






통통배 같은 귀엽고 낡은 트램.





트램 타고 내려오다가 중간에 전망좋은 곳이 있길래 내려서 간식을 사먹었다.
덴마크 물가에 익숙해져 있다가 포르투갈에 오니 눈이 뒤집어진다.
 
엄청나게 맛있는 빵과 향 좋은 에스프레소를 엄청난 가격에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오마이갓갓갓갓. 천국일세.

역시 사람은 잘 먹고 봐야돼.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빛,
딱 적당한 가을 날씨에 행복했다.
잎이 시들긴 했지만 야자수가 있는 풍경에 놀랐다. 야자수라니 야자수.

 


리스보아 카드 48시간 짜리를 구매했기에
카드 본전을 뽑기 위해서 열심히 트램을 애용했다.
트램 타고 시내 서쪽 벨렝 지구로 이동.



거대한 기념비 Padr
ão dos Descobrimentos도 보고





Mosteiro dos J
éronimos 들어가서 바스코 다 가마의 무덤도 보았다.
 생화가 올려져 있었다.






수도원 내부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복도를 거닐었다.





하지만 내가 이것만 보려고 벨렝 지구까지 멀리멀리 왔겠냐고.
트램 타고 꾸벅꾸벅 졸면서 여기까지 왔겠냐고 내가.............아니지


!


목적은 단 하나= Past
éis de Bélem.
Past
éis de nata를 먹기 위해 내가 왔다 내가 왔다 다다다다다다다

여기 빠스테이쉬가 제일 맛있고 제일 유명하단다.


여기서 처음 나따를 맛보고,
그 뒤로 1주일 동안 디저트 샵만 보이면 들어가서 나따 내놓으라고 했는데
역시 이름값을 한다. 빠스테이쉬 드 벨렝의 나따가 최고였다.
달달한 나따와 씁쓸한 에스프레소의 환상적인 조화.

 




다시 시내로 돌아와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서 시내 전경을 구경하고,



아무 생각 없이 거닐다가 메트로 역이 보이길래 메트로를 타보기로 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크리스마스 트리 불 켜지는 거 보려고 parque 역까지 갔다.
지하철 역 표지판이 너무 작아서 지나치기 쉽다.
저 소심한 M..................


크리스마스 트리는...불 켜지기 전에는 그냥 세모뿔 철사 뭉치인데
노래에 따라 조명이 이리저리 바뀐다.
조금 촌시럽지만 크리스마스니까 다 용서해주겠다.

비디오를 찍어놓았으니 시간이 나면 올려야징.



시내 중심의 Rua Augusta를 따라 이렇게 조명을 켜놓았다.

또 거닐다가 메트로 역을 찾아서 숙소 근처로 돌아와 여행 책자에 소개된
채식 식당에서 배부르게 먹어보려고 했으나
크리스마스라 문을 닫았네? ^^^^^^샌드위치로 저녁 해결.


숙소로 돌아와서 엄마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쓰고,
티비 룸에서 몇몇 아이들이 세븐을 보고 있길래 같이 봤다.
음 아무리 봐도 브래드 피트는 별로야...




 

24

아침에 일어났더니 맞은 편에 아시안 여자애가 있다.
마사라는 일본 여자인데 지금은 독일 담슈타트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냥 이라고만 해서 회사원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담슈타트 어떤 씨어터에 속한 무용수였다!
씨어터 웹사이트에서 마사가 출연한 현대무용 작품 비디오도 보았다.

 


옆 방에는 한국인 주리언니가 있었다.
주리 언니 외에도 한국인들을 많이 만났는데,
코펜하겐에 있는 6개월 보다 포르투갈에 있는 1주일 동안
한국인을 더 많이 만난 듯한 기분. ㅋㅋㅋ

아침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둘은 오늘 벨렝 지구로 간다고 했다.
, 트래블러스 하우스에서는 직접 스크램블 에그와 토스트를 만들어서 갖다 준다.
갖다 준다!!!!!!!!ㅋㅋㅋㅋㅋㅋ호스텔계의 릿츠 칼튼이라니까.





아침 일찍 신트라로 향했다.
기차 타고 교외로 나가는 길에는 그닥 볼거리가 없었다.
주거지역이라 그런지 아파트가 많았다.


도착하자 마자 페나성에 가는 버스에 탔는데, 내가 너무 아침 일찍 왔나?
아저씨가 나만 태우고 바로 출발한다.

짜증나게 리스보아 카드는 적용이 안 된다. 나 이거 왜 샀니-_-



페나 성은 멀리서도 보일 만큼 산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는데,
버스는 구불구불 대관령 뺨치는 가파른 길을 올라간다.
아저씨의 급커브 과속운전이 상당히 한국스러워서 정감있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숲이 울창하게 솟아 빛을 가려 버스 안이 어두컴컴해졌다.
중간에는 자전거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조금 안쓰러웠다.



전화로 어쩌고저쩌고 수다 떠는 매표소 아저씨 앞에서
한참을 뻘쭘하게 서있다가 표를 사고 성으로 입장.
아침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니 참 좋다.

그렇게 일찍 출발한 것도 아닌데 사람이 별로 없다. 난 부지런해 호호호호호호







페나 성은 1840년대에 독일 건축가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정말 독특한 모습을 지닌 성인데, 키치하다는 표현 외에 딱히 설명할 길이 없다.
금색, 분홍색 삐죽삐죽 올라와있는 탑들과
포르투갈 특유의 azulejo가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으면서 공존한다.
내부는 포르투갈 왕족이 살던 모습 그대로를 보존해두었는데, 탐나는 가구와 물건들이 참 많았다.

포르투갈 왕족 사전엔 여백의 미가 없나보다.
벽은 무조건 사진과 그림들로 채워져 있고
각종 장식품들과 테이블 의자 등의 가구들이 다 하나씩 공간을 메워놓았다.


내부는 안타깝게도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방 앞에 팻말이 있었는데 모르고 카메라 꺼냈다가 직원이 노우 까메라!!!
이래서 완전 깜짝 놀랐다. 미안하다긔 몰랐긔

 




멀리 무어인의 성까지 있었는데, 난 까보 다 호까에 가고 싶어서 
입구로 돌아와 버스를 타고 신트라 역 앞 정류장에 도착했다.
열두시쯤 되었는데, 이제서야 신트라역에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와
내가 아침에 탔던 버스에 우르르 올라탄다. 다 어디서 뭐하다 이제 왔나염 

시간표를 보니 까보 다 호까 행 버스는 한 시간 뒤에서야 온다.
역 앞 까페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햇살을 맞으며 간단한 샌드위치와 에스프레소.


남쪽으로 내려오니 사람들에게서 좀 더 따뜻함이 느껴진다.
덴마크 사람들은 친절하고 정중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차가움이 느껴지고,
포르투갈 사람들은 뭐랄까, 좀 더 다가온다고 해야 하나?
한국인만큼의 정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
내가 근데 왜 갑자기 이걸 쓰고 있지?
, 친절한 카페 주인이 생각나서 쓴다.





한 시간이 지나고 까보 다 호까 가는 버스가 왔다.
내 또래로 보이는 다른 관광객들 몇 명도 같이 탔다.
처음에는 바깥 풍경에 우우 아아아하고 보다가 이내 질렸다.


시골 마을 버스를 타고 이리저리 구불구불 가다가
질려서 미쳐 버릴 지경에 다다랐을 때 마침내 유럽의 최서단 까보 다 호까에 도착.



탁 트인 곶에는 등대 하나, 투어리스트 오피스 하나, 레스토랑 하나가 전부인데,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다 닫혀있다.
 



바다밖에 없당.



사람들은 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어느새 중국인 관광객 한 무리가 와서 호까 곶 전체가 북적인다. 
떠들면서 막 담 넘어서 절벽까지 내려가서 사진도 찍는다. -_-



큰 의미는 없지만나름 유럽 최서단에 왔는데 증명사진 없으면 좀 억울할 것 같아서,
같이 버스 타고 온 남자애 한 명이 옆에 지나가길래 부탁해서 나도 내 사진을 찍었다.



음...최서단에 왔다는 거 빼고는 할 게 없는 곳이었다.
금세 질려서 나는 다시 정류장으로 돌아가 버스를 기다렸다

뉘 집 개인지, 점박이 개 한 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줄도 없이 돌아다닌다.
한 번 불러봤더니 정말 귀찮아하는게 눈에 보이는데,
그래도 어슬렁어슬렁 다가와서 내가 쓰다듬게 냅둔다.

이 멍멍이 정체는 무엇인가.-_-



개랑 놀고 있는데 그 사진 찍어준 애랑 걔 친구가 왔다.
나는 오지라퍼니까 말을 걸었다
둘 다 뭔가 펠레 마르티네즈를 연상시키는 잘생긴 얼굴이어서 
말 걸었다고는 말 못해. ㅋㅋㅋㅋㅋㅋㅋㅋ
브라질에서 왔단다.
그러고 보니 브라질 관광객들도 참 많은 것 같다.
한 명이랑 계속 얘기하는데, 얘가 갑자기 하는 말이-_- 자기 친구가 나한테 관심 있다고 그런다.
그걸 대놓고 얘기하니까 그 책 읽고 있던 애는 얼굴이 빨개지고-_-
 
뭐 이런 수줍고 귀여운 아이가 다 있지? ㅋㅋㅋ


얘네들은 더 멀리 있는 카스까이쉬 해변으로 간다고 했고, 나도 해변에 가고 싶었지만
굴벤키언 박물관에 가고 싶어서 빠이빠이했다.




신트라로 돌아와서 다시 시우 역으로 오는 기차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다시 메트로를 타고 굴벤키언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지도를 이렇게 못 읽을 줄이야.
방향 감각을 상실하여 반대로 올라가다가
한참 뒤에 반대 방향이었다는 걸 깨닫고 돌아가 겨우겨우 박물관을 찾았는데…………………
………
크리스마스 이브니까..……………………………….닫았다………샹


내가 카스까이쉬 해변을 포기하고 왔건만!!!!!해변에서 노을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샹 굴벤키언 이 숑키야 크리스마스에만 닫으면 되지 이브에는 왜 닫는데 왜 왜 왜 말해봐 왜???????????????

제대로 헛탕쳤다.
리스보아 카드 가이드에는 크리스마스에만 닫는다고 써있었거늘.


Elavador Santa Jusca lighted up for the new year 

 


투덜투덜거리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맥도날드 사먹었다.

포르투갈은 맥도날드도 싸구나. 세트메뉴 5유로.

유로화 환율 비싼 줄 모르고 덴마크 물가에 비하면 뭐든지 싸니까 햄볶아요..


맥도날드에서부터 나보고 무슨 사하라 버거가 맛있다며 말 걸던 흑인 할아버지를
숙소 돌아가는 길에 또 만났는데 하도 헛소리를 해서 짜증나 죽는 줄 알았음.

악수하고 헤어지려는데 손 잡고 안 놓는다. 아 식빵.......이상해-_-



돌아와서 마사와 주리 언니가 있길래 이야기를 나누다가
중국인 아이들이 합류했는데 시끄러워 돌아버리는 줄 알았음.


미국 영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 세계 3대 시끄러운 언어.
죄다 태어날 때부터 성악을 배우나언어 자체가 너무 우렁차다.
영국 호주 쪽과 달리 미국 캐나다 애들도 그냥 언어 자체가 시끄럽다.


중국 여자애 한 명이 조낸 시끄럽게
자기가 한국어 일본어 불어 스페인어 할 줄 안다는데 개뿔이...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옆 사람 붙잡고 아는 단어만 계속 말하고 앉아있다.
자기가 한국 드라마 많이 보는데
자막 없이도 알아들을 수 있다면서 계속 생각나는 단어를 나열한다.
구만해…….시끄러워서 자려고 들어갈 때 보니 일본 남자애가 붙잡혀 있다. ㅋㅋㅋㅋ




 

25

 




메리 크리스마스!

마사와 주리 언니와 함께 아침 일찍 카스텔로로 향했다.
정식 명칭은 Castelo São Jorge, 리스보아 어디에 있든 동쪽 산꼭대기를 쳐다보면 우뚝 솟아있는 성이다.

포르투갈 도착 첫 날 원래 이 곳에 가려고 트램 탔다가 정처없이 떠돌게 되었었지. ㅋㅋㅋ
크리스마스에 연 곳은 이 곳 밖에 없는 지라 마침 잘 됐다 싶어 갔다.


촌스러운데 계속 보다보면 정드는 azulejo 장식. ㅋㅋㅋ



나와 함께 한 댄서 마사언니와 3개월 째 (!!!대단대단) 유럽 여행 중인 주리 언니.



나의 비율이 확연히 드러나는 정직한 사진


이리저리 골목을 돌고 돌아 오르막길을 열심히 등반 (?) 하니 마침내 눈 앞에 카스텔로 입구가 나타났다.

 




리스보아에 있는 내내 적당히 선선한 날씨를 만끽하며
햇살 넘치는 거리를 걷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마사와 주리언니는 이미 다녀온지라 나 혼자 성을  탐방 했다.



이리저리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동서남북에서 리스보아 전경을 보았다.
성 중간에 웬 공작새가 걸어다닌다. 가까이 가도 안 피한다.




내려오면서 알파마 지역 예쁜 오래된 골목길을 보면서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널어놓은 빨랫감 구경도 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밖에 빨래를 많이 널어놓는다.
잘 보면 주거하는 사람들의 연령대와 취향 파악 정도는 시간 문제가 아닐까.


그리고 건물 테라스에는 산타클로스가 난간을 타고 올라가는 장식을 자주 볼 수 있다.
처음 봤을 때는 산타클로스가 대롱대롱 목 매달려서 죽은 모습 같아서 흠칫 흠칫 놀랬다.
나의 정신세계는-_-




대성당에도 잠깐 들어갔는데,
방송국에서 카메라를 동원해 크리스마스 예배를 녹화하고 있었다. 생중계였으려나?
클라우스 말로는 포르투갈 인구의 대다수가 카톨릭이라던데,
방송국에서 예배를 방송할 정도라면 알만하다.



어슬렁 어슬렁 시내로 내려와서 다른 골목길을 탐방하며 점심 먹을 곳을 찾는데,
5만원짜리 여행책자 ㅋㅋㅋㅋㅋ에 소개된 치킨집이 눈 앞에 나타났다!!!
통닭집인데 무슨 조리법이 유명하다나 어쩐다나.
여기서 치킨 한 마리를 사들고 맥도날드에 들려 감자튀김 두 통을 사서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해결했다.
정말 맛있었다 냠냠.

마사는 다시 담슈타트로 돌아가야 해서 작별인사를 하고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

 

나머지 시간은 주리언니와 다른 한국인 소연언니와 함께
트래블러스하우스 라운지에서 포근하게 보냈다. 책도 읽다가 수다도 떨다가.



크리스마스라서 다 문 닫아서 애들이 하나 둘씩 호스텔로 돌아온다.
트래블러스 하우스에서는 매일 저녁 이벤트를 여는데,
크리스마스 저녁은 해피아워라 맥주를 무제한으로 드링킹했다.

스탭들이 돌아다니면서 맥주잔을 체크하다가 다 마시면 바로 채운다. ㅋㅋㅋㅋㅋ
덴마크 드링킹 컬쳐로 단련된 몸이라 맥주를 열심히 마시며 해피아워 본전을 확실히 뽑았다.

안드레아스라는 이탈리아 남자애와 (이 아이는 이탈리아인이라고 하기에 놀랍도록 조용했다!!!!)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 포르투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다고 한다.
건축을 전공하는데, 포르투의 건축 교육 과정이 아주 유명하다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제 중국 여자애한테 붙잡혀있던 일본인 코스케와도 수다 수다 수다.

티비 룸에서 Zoolander 시청. 승리의 벤 스틸러, 언제 봐도 안 질리는 개유치한 영화.


8
개월 째 세계 여행 중인 호주 남자애가 모로코에서 싸게 구입한 각종 영화 디비디 해적판을 갖고 있길래
다 같이 유주얼 서스펙트를 보다가 너무 졸려서 자러 감.





 

26


28
일 날 리스본 마지막 밤은 다른 호스텔에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는데,
Traveller's House가 좋고 편해서 그 곳을 취소하고 28일도 여기로 오기로 했다.

친절한 스탭들♥
말도 잘 통하고 애들이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_-) 귀엽다.
 
호스텔에서 일하는 애들보면 물질적인 욕구에는 관심이 없고
정말 인생 즐기면서 흘러가는대로, 한량처럼 여행하고,
다른 여행자들 만나고 돕는 낙으로 즐겁게 사는 것 같다.
배낭여행하다보면 이런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넓어지고 다시 한 번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2008년 리스본의 오전 풍경. 
1908년에도 이 모습 그대로였을 것 같다.  



광장 앞 카페 Suiça에서 또 나따와 에스프레소를 먹고.ㅋㅋㅋㅋ

포르투로 갈 버스를 타려고 터미널로 갔다.
동행은 호스텔에서 만난 주리언니와 소연언니.
다들 일정이 제각각인데, 묘하게 포르투 출발하는 일정이 다 같아서 함께 했다.



↑내 앞에 있었던 속눈썹 컬링 제대로였던 남자애-_-
포르투로 가는 고속버스에는 사람이 꽉 차 있었다

자리는 좁고, 출발 10분전에 좌석을 사서 맨 뒷자리라
멀미할까봐 걱정했는데 아주 잘 자고 잘 먹고 잘 갔다.

난 역시 외국 체질인가
...차멀미도 뱅기 멀미도 외국에서는 안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르투에 가까워 지면서 하늘에 구름이 가득했다.
세시간 반 동안 달려 갔더니 포르투는 음침하고 쌀쌀하다.
3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데, 이렇게 날씨가 다를 수 있나?



골목길은 한국 달동네 수준으로 가파르고 험난한데,
리스본  구시가지 알파마 지구를 한 세배로 불려놓은 것 같았다.





다른 호스텔에 예약한 주리 언니와 조금 있다 만나기로 하고
나와 소연언니는 Oporto Poets Hostel을 찾아 갔다.

도저히 못 찾겠다 싶어서 길 가던 아줌마 한 명한테 물어봤더니
그 아줌마가 다른 할아버지를 붙잡고 물어보고 그 할아버지가 골목길로 우리를 안내하더니 다른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한테 물어보고 그 할머니가 우리를 데리고 그 길을 알려주는데 지나가던 청년이 우리를 지켜보다가 다시 헤매니까 멀리서 알려주고 마침내 호스텔을 찾았는데 처음에 만났던 그 할아버지가 우리가 잘 들어가나 지켜보고 있었다.

조금만 더 헤매었으면 동네 사람 전부 다 나설 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호스텔 리셉션 애한테 포르투 호스텔들은 다 이렇게 산기슭 구석탱이에 쳐박혀 있냐고 물었더니 
껄껄 웃으면서 그렇다고 한다. 산에 지어진 도시다.
 

짐을 대충 풀어놓고 주리언니와 합류하려고 길 따라
상 벤또 역 쪽 광장으로 내려가는데 뒤에서 어떤 남자애가 우리에게 말을 건다.

이하 그 아이가 붙잡고 우리에게 한 헛소리:
음 너희들의 대화를 방해해서 미안해 내 얘기를 잠깐 들어주겠니 나는 리스보아에서 왔는데 우리 부모님이 이제 나를 더 이상 돌보지 않기로 했어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꺼고 나는 이제 내 삶을 찾아야 돼 나는 아티스트야 음악을 만들고 음악을 자주 감상해 나는 얼굴도 반반하고 옷도 잘 입는데 지금 돈이 없어서 5유로를 모으려고 해 나 5유로 모으는데 조금만 보태지 않겠니?


 

그냥 구걸을 하기 위해 우리를 붙잡고 이 청년은 한 3분 동안 헛소리를 했다

포르투......첫인상부터 너무 어두침침한데 인상이 갈수록 안 좋아진다.



주리언니와 만나서 Bonjardim 거리로 갔다
이 거리에 포르투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 몇 군데가 여행책에 소개되어 있다.




Lameiras 였나? 하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우리나라 동네 국밥집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친근한 내부.
인테리어에 전혀 신경쓰지 않은 듯한 테이블, 의자, 메뉴, 천장 한 켠에 달려있는 티비마저 모두 친근했다.



야채 수프 + 무슨 그레이비소스 같은 소스를 뿌린 감자와 로스트 비프
+
포트 와인 반 병을 6유로에 배부르게 먹었다.
아이 러브 포르투갈...



 

가는 길에 과일 가게에 들러 사과를 몇 개 사는데
가게 밖에서 어떤 남자애 둘이서 아리가또 니하오 이러면서 간다. 뭥미-_-

두오로 강변으로 향하는데 지도를 봐도 길을 전혀 몰라 밤길을 걷다가
우리도 모르는 새 매우 음침하고 위험해 보이는 골목길로 들어갔다.

그런데 아까 우리보고 니하오 아리가또하던 남자애 둘이 뒤에서 또 인사를 한다.
언니 둘은 무시하고 가는데, 나는 무모했던 건지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건지,
별로 해를 끼칠 것 같은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아서
나는 아리가또 니하오 아니고
한국인인데 다리 보러 가려고 한다. 어디로 가야하남?
이러고 말을 걸었다.


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골목길을 빠져 나와 다시 큰길에 들어섰는데,
얘네들이 우리가 방금 지나온 길이 마약 중독자들도 많고 위험한 곳이라고 일러준다.

같이 산책하자고 치근덕거리던 포르투 건축학과 학생들
...그래도 덕분에 그 길을 잘 빠져 나왔다.



음침해보이는 골목길. 저기에서 drug junkie라도 마주쳤다면 ㄷㄷㄷ 





 

다리에 오르긴 했는데 강 건너 가이아 지역은 너무 어두컴컴하고 날씨는 점점 추워진다.
주리언니, 소연언니와 밤길을 둘러보는데 왜 이렇게 조용한지 모르겠다.








지도 펼쳐보고 있는데 어떤 미친년이 우리 놀래킨다고 소리를 꺅 질러서 기분 잡쳤다.
뒤에다 대고 미친년 웃기냐 재밌냐 이러고 소리를 지르긴 했는데 그래도 분을 삭히지 못했다.
포르투...좀 정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듯. ㅋㅋㅋㅋㅋㅋ

주리언니와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냉골.
조명이 너무 음침하고 숙소가 전체적으로 춥다
하지만 산기슭에 있다 보니 전망이 끝내준다.
담요에 이불까지 덮고 푹 잘 잤지만, 벽에 등을 기대면 냉장고에 들어간 기분이었어.

 



27
.


가파른 골목길을 따라 슈슈슝 내려간다.
이런 길 따라 마을버스가 잘도 다닌다.

날씨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아침을 먹고 소연언니와 두오로 강변으로 갔다.
가는 길에 그 전날 우리가 들어갔던 골목길을 지났는데, 낮에 보니 하나도 안 위험해 보인다.


그 골목길로 들어가지 않고 조금만 더 내려가면 강가가 나타난다.




건물에 웬 여자의 나체가-_-



비가 후두두두두둑 내린다.

허허 날씨 한 번 거참 코펜하겐스럽군!   

이제 익숙한 날씨지만 포르투갈에서 이런 날씨와 맞닥뜨릴 줄이야. _







강가를 따라 폰테 베키오에서 본듯한 오래된 건물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몇백년 된 건물들일까? 유네스코 문화 유산 지정 구역이라 정말 아주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래도 깨진 유리창은 좀 갈지...-_-



강가 건너 가이아 지역에 있는 와이너리들. 영국 회사가 대거 들어와 있다.
샌드맨, 크로프트 등등등


 



소연언니와도 작별인사를 하고 나는 Guimar
ães행 기차표를 끊었다.
기마라이쉬는 포르투갈 왕조가 시작된 곳이고, 10세기에 지어진 성이 아직도 있다고 한다.
날씨 때문에 우울해져서
귀찮아서 안 가려고 하다가
포르투에서 더 이상 할 일이 없어 가보기로 했다.




아름다운 상 벤토 역 내부.
여기도 Azulejo 장식이 화려하다.



또 나따와 에스프레소 한 잔을 하며 기차를 기다렸다.
흠....
이 나따가 그 나따가 아니여... 파스테이쉬 드 벨렝의 나따가 제대로인데!
아 입에 침이 고인다.



 

한시간 정도 열차를 타고 기마라이쉬에 도착했다.

15세기 때부터 시작된 매년 여름에 열리는 축제가 유명하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역 앞에는 호텔 체인 몇 곳도 보였다.

시내를 걷는데 사람들이 없다.

도대체 다 뭐하나요-_-...크리스마스 휴가에는 집 밖으로 나오지를 않으시나요...

 

포르투갈에서 한 가지 느낀 점은

사람들이 아주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나를 쳐다본다는 것이었다.

아시아권 여행자들도 꽤 많던데, 그래도 아직 동양인의 얼굴은 생소한가 보다.

아니면 내가 정말정말정말 신기하게 생겼거나........

기마라이쉬에서도 동네 아줌마 아저씨 처녀 총각들이
나 혼자 씩씩하게 걸어 다니는데 옆에서 뚫어져라 쳐다봐서 민망했다.

 


기마라이쉬 시내 중간 성벽에 떡하니 써있는 글귀.
여기에서 포르투갈이 탄생했다---? 뭐 그런 뜻.


기마라이쉬의 건물들은 전반적으로 베이지색, 오트밀 색깔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한 톤 가라 앉은 느낌이었다

사람들도 차들도 잘 없다보니,
성 따라 오래된 골목길을 걸으면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몇 백년 된 건물이 그냥 이렇게 아직도 무심하게 서 있다니.  

 


기마라이쉬 성 올라가는 길에 있던 수도원 벽의 azulejo 장식.


카스텔로 드 기마라이쉬 가는 길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가파른 경사 언덕길이었다.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헥헥거리며 올라가는데

왜 나와 아무 관련도 없는 포르투갈 왕조의 성을 보겠다며 이 고생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너무 웃겨서 실실 웃으면서 걸어 올라갔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 혼자 성 안을 누볐는데,

성에서는 어느 한 켠에서 중세 기사가 coat of arms 깃발을 들고 나타날 것 같았다.

문득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타임라인이 떠올랐다. 영화도 재밌었는데 그 소설..



 

기마라이쉬에서 포르투로 돌아와서
Serralves
공원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이미 해는 넘어갔고 비는 엄청 오고,
치즈랑 토마토 사먹으려고 했는데 슈퍼는 안 보이고!!!

가는 길에 FNAC이 보이길래 들어가서 영어 책 두 권을 샀다.
가격이 어찌되었든 덴마크 보다는 싸다는 걸 알기에. ㅋㅋㅋ

슈퍼 결국 못 찾고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1주일 동안 맥도날드를 두 번이나 먹다니.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 버거도 없는 유럽 맥도날드는 이제 싫어! 싫어!!
해피밀을 먹을까 하다가 그 박스에 담아주는게 조금 쪽팔려서 관뒀다. ㅋㅋㅋ

포르투 맥도날드내부는 매우 고급스럽고 널찍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카운터를 가리고 보면 아르누보식 까페라고 해도 믿을 법했다.

 




다시 추운 숙소로 돌아와 이불로 꽁꽁 싸매고 책을 읽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방이 참 어두컴컴하다. ㅋㅋㅋㅋ



소연언니는 떠나고 도미토리 침대 여섯개가 다 찼는데, 나 빼고 죄다 아저씨들이었다.

퀘벡에서 온 아저씨
뉴질랜드에서 온 아저씨
일본에서 온 건축가 아저씨
독일에서 온 아저씨
... 차라리 나랑 동갑이면 말이라도 통하지...음 재미없어.




 

 

28


리스본으로 아침 일찍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포르투에서 볼 건 다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리스본에 돌아가 맑은 날씨를 느끼고 싶었다
썬 썬 썬 아이 니쥬 썬 마이 썬 썬
 

일찌감치 일어나 씨리얼을 퍼먹고 있는데
여기에도 중국애들 한 무리가 있었다. 시끄럽게 부엌을 누비기 시작한다.
모두들 함께 먹으려고 세팅해 놓은 오렌지 주스를 자기 병에 담고, 빵을 잔뜩 챙기고...
이건 굳이 중국인이 아니더라도 눈살이 찌푸려질 일이었지만,
애들이 또 시끄럽게 떠들다 보니 이렇게 나의 편견은 더더욱 깊어지고-_-

 



아침을 잽싸게 먹고 짐 챙기려 들어갔는데 도미토리에 아저씨 냄새가 물씬
남자 형제 있는 집 사람들은 다 알듯..그 방문 열고 들어가면 확 느껴지는 아저씨 냄새.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저씨 냄새 짱


 


체크아웃을 마치고 버스 터미널 쪽으로 걸어갔다. 
이틀 동안 포르투와 기마라이쉬의 가파른 언덕을 걸어다녔더니 허벅지가 뭉쳤다. -_-
체력부족이 아니라 언덕 때문이라고 믿고 싶지만
...포르투 애들은 잘 다니는 걸 보니...체력 부족 맞는듯.


 


걸어가는데 이게 웬일?

리스본에서 만났던 일본인 코스케가 멀리 보인다. ㅋㅋ
이런 우연이 다 있나? 괜히 반가웠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여행 마저 잘 하라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포르투야 안녕!! 잘 있어!!
리스본으로 출발!

햇살 가득한 리스본을 꿈꾸며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남쪽으로 갈수록 구름이 낀다.

장난_-?
리스본에 도착했더니 이제 여기도 구름이 잔뜩 끼고 보슬비가 내린다.

식빵...ㅋㅋ... ㅋㅋ.ㅋ....ㅋ.ㅋ...ㅋ...ㅋ.....




투덜거리면서 트래블러스 하우스로 다시 돌아갔더니
클라우스와 다른 이름 모르는 큐트한 포르투갈인 스태프 애가
나를 알아보고 웰컴백하고 반겨준다.
앞으로 날씨가 계속 이 모양일 거라고 한다.
햇빛을 쬐며 리스본 시내를 누빌 거란
나의 기대는 와장창창 깨져버렸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다시 리스본 탐험에 나섰다.

숙소 근처 디저트 가게에 들어가서 나따두개를 사들고 우걱우걱 먹으며 고고!

 



오늘의 목표는 저번에 헛탕 쳤던 망할 굴벤키언 뮤지엄.
일요일은 무료개방이라 덜 억울했다.
굴벤키언이라는 아르메니아인 재벌/컬렉터의 컬렉션을 모아놓은 곳인데,
포르투갈의 현대 예술가들 작품이 많다.
Souza-Cardoso
라는 작가의 작품들이 인상 깊었다.



굴벤키언 박물관 내부에는 정원도 있다.
날씨가 맑았으면 좀 더 밝고 좋았을 텐데, 하튼 날씨가 문제.


감상을 마치고 미술관 내부 카페테리아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나따는 빼놓지않고 사먹었다. 냠냠.
여기서도 7유로에 디저트까지 곁들여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허허. 남부 에우로파는 Budget traveler
의 천국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리스본의 마지막 밤이고 소화도 시킬 겸
지하철을 타는 대신 한 5-6 정거장 되는 거리를 걸어 내려 왔다.



사진에서 메트로 표시를 찾아보세요.
........ 강철 아끼니? 뭘 저렇게 조그맣게 만들어놓았는지.-_-



리스본 시내 중심 대로를 따라 있는 건물들은 상당히 세련되었고 거리가 정말 깔끔하다.
내 마음대로 남유럽의 빠리라고 여기겠다.
ㅋㅋㅋ아니지 이렇게 말하면 리스본이 섭섭해할 듯. 빠리는 너무 더러워. 
리스본은 깔끔하고 전반적으로 세련된 도시다.



엄마 줄 냉장고 자석 하나 사들고 숙소로 왔더니
아래 벙크 쓰는 애가 벌써부터 자려고 누워있다.
조심조심하며 내일 체크아웃하기 위해 짐을 챙기는데 코까지 골면서 잔다.


여자애가 방이 떠나가도록 코를 드르렁렁렁 고는 걸 보니,
눈을 반쯤 뜨고 자는 내 잠버릇 정도 받아줄 남자는
이 세상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쌩뚱맞게 이 생각이 왜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ㅋㅋㅋㅋㅋ



 

라운지로 내려오니 라운지는 뉴 멤버로 가득하다.
책 좀 읽다가 스위스에서 온 애엄마와
미국에서 온 모히칸 머리를 한 여자애와 수다 좀 떨다가 빈둥거렸다.


오늘은 무비 나이트란다. 근데 이게 웬일-_-
내가 크리스마스에 본 Zoolander를 틀어준단다.
의도치 않게 이런 유치하고 사랑스러운 영화를 크리스마스 휴가 때 두 번이나 보다니,
쥬랜더를 앞으로 내 공식 크리스마스 영화로 삼아야겠다. 나홀로 집에 꺼져





 

29



어제 모닝콜을 신청했는데 뱅기 시간 때문에 긴장했는지 시간 맞춰 눈이 떠졌다.
그냥 계속 누워있었는데, 스탭 한 명이 방에 들어 오더니,
나를 안 깨우고 아래 칸 여자애를 깨우고 나간다. 아래칸 코골이 여자애 지못미...
ㅋㅋㅋㅋㅋㅋ한 5분 뒤에 뭐가 잘못 되었다 싶었는지 다시 들어와서 그제서야 나를 깨운다.


 

아침 버스를 타고 공항.
게이트에서 탑승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여기저기서 익숙한 덴마크어가 들려온다.
남은 유로 잔돈을 써버리겠다고 마카다미아 쪼꼬 한 박스를 샀는데
가격 못 맞춰서 동전을 깨기는 커녕 5유로짜리 지폐 하나만 더 쓰고 말았다.

후아.
내 크리스마스 휴가가 이제 끝났구나.
예산보다 돈이 엄청 굳어서, 나름 알차게 여행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제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키루나? 트롬쇠?

칙칙한 하늘과  어두컴컴한 코펜하겐 시내, 블론드 아이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해를 맞이하여 여기저기서 폭죽소리가 쿠콰콰쾅 들린다. 
오늘부터 벌써 이러면 새해에 Rådhuspladsen 쪽에 나가면 볼만 하겠군.



 

 




포르투갈 리스본 이틀 째!
현재 시간 저녁 8시,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나는 할 일이 없다
크리스마스라서 레스토랑도 다 닫고 가고싶었던 박물관도 오늘부터 닫는 바람에 제대로 헛탕쳤다.
신트라 페나성 => 최서단 까보 다 호까 가서 대서양을 실컷 보고 왔다.

위대한 한국인 오오오
한글이 안 깔린 곳은 절대 없다
빠리 오페라 근처 피씨방에서도 싸이월드닷컴이 자동완성 되어있었는데
리스본 트래블러스 하우스 호스텔에도 이미 다녀간 한국인들이 한글을 깔아놓았다.
컴퓨터가 맥이라서 적응이 안된다.
하지만 컴퓨터 사용 무료인 곳은 지금까지 다닌 호스텔 중 처음인듯.

자세한 여행기는 코펜하겐에 도착하면 쓰겠지만
한글이 써지는 기념으로 블로그에 잠깐 남긴다.

그나저나 내일은 뭐하지? 크리스마스에는 여는 곳이 아무데도 없성....-_  -
동물원은 열려있을텐데 거기 가볼까. ㅋㅋ






새벽에 기분이 이상해서 눈이 확 떠졌는데
잠결이라 잘 모르겠지만 쿠르릉 소리도 났다
요람에 있는것 마냥 아주 잠깐이나마 침대가 흔들거렸다

잠결이라 지진이라고 딱 감이 오진 않았지만 무서웠다
천장이 무너지려나 싶어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아무일도 없었다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만약 무너지면 바로 또르르 굴러서
침대 밑으로 쏙 들어가야겠다는 상상까지 했던 것 같다. 내가 무슨 날쌘돌이 소닉도 아니고 -_-

그러나 다시 잠이 들었고 쿨쿨 아침까지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난 밤 있었던 일은 어느새 다 잊고
냉장고에 넣어둔 브로콜리 썩기-_-전에 다 다듬어서 데쳐서 냉동시켜놓고  
베이컨을 지글지글 굽고 프렌치 토스트까지 만들고
뿌듯해하며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데
덴마크에서 4.7리히터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http://politiken.dk/newsinenglish/article613891.ece
Denmark shaken by a mild earthquake...

마일드라고 하니까 별거 아닌거 같은데그래도 지진은 지진이잖아
4.7!!!!!!!!!
무서웠다! 무서웠다고!
마일드 얼뜨퀘이크라고 하지마 이 숑키들아 마일드는 개뿔이..휘청휘청했잖아
덴마크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강도였다고 한다.

더 무섭다0_0 


직접적 경험을 객관적인 보도 기사로 읽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일본 지진 날 때 CCTV에 남겨진 상황 보는 것 마냥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한층 더 과장되어 재생되었고
갑자기 무서워서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목소리 들으니까 기분이 다시 괜찮아졌다.
그래놓고 한시간을 수다 떤 뒤 전화비 확인해보고 식겁했고...ㅋㅋㅋㅋ




그 외에는...


별일없었다
시험 막바지 준비하느라 바쁘다

페이스북 들어가면 애들 status update에 하나 둘 씩 다 시험이 끝났다는데
왜 지 점수까지 적어놓는지-_- 안물안궁





좀 바쁜 티 내려고 일기 안 쓰려했는데
지진이 나서 그래서 지진 났다고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어서 일기를 쓴다
나의 첫 지진 경험. -_-
아, 분당에 있을 때 미세한 진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 저번학기였나 저저번학기였나.
남부지방에서 지진 났을 때였다.
마마, 호환보다 무서운 자연재해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자연재해





아 맞다. 얼마전에 돈갖고 튄 덴마크 CEO... 금방 잡혔다. LA에서 자수했다던가?
어젠가 그저께 덴마크로 돌아왔음




+
presemester 친구들과 나름 크리스마스 디너?를 하고 시험 때문에 일찍 돌아옴.
사쿠라에서 불고기/야키니쿠 4인분을 사갔는데 남김없이 싹쓸이 해버렸다.
아줌마아저씨가 덤으로 김치랑 스시도 챙겨주셔서 무한 감사감사감사

다시 만날 아이들도 있고 이제 다시 얼굴 못 볼 아이들도 있고
그렇게 정들지 않은 애들도 있고 정말 앞으로 계속 연락하고 싶은 애들도 있고
언젠가는 어디에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버디하면서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린 난 별로 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가도 
그래도 그래도 헤어질 때가 되면 좀 섭섭하단 말이지.





오늘은 Katja를 만나서 코펜하겐에서 안 해본 Touristy stuff를 했다.
라운드타워Rundtårn - 뉘하운 크리스마스 마켓Nyhavn Julemarked - 시청사 앞 크리스마스 트리juletræet på Rådhuspladsen

라운드타워
라운드 타워는 코펜하겐의 Top 10 Tourist Attraction에 든다는데,
매번 지나가고 바로 그 옆 스튜던트하우스에서 놀 때도 별 감흥이 없다가
오늘 카탸가 가자고 해서 한 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코펜하겐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보이는데, 보이긴 보이는데...별 볼일 없는 시내 풍경-_-


계단이 아니고 그냥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요 끙차끙차
중간쯤 가면 슬슬 귀찮아져요 카탸와 나는 몇바퀴를 돌았는지 궁금했어요
우리 둘다 저질체력인가봐요


일부러 채도 보정해보았다.
그래봤자 날씨가 음침해서 알록달록한 건물들도 음침해 보인다.
저 멀리 Radisson SAS 호텔이 보이넹?


내 표정 제목 : What do you expect to see in Copenhagen, sunny weather?


안 간지 백만년 된 스튜던트하우스


시내 중간에 있는 쌩뚱맞은 디자인 작품
앉고 싶었지만 비에 젖어있었다 흑




일룸 백화점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 :)
곰돌이들이 음악 연주한다.




뉘하운 크리스마스 마켓은 정말 별볼일 없었다.
디자인스콜에는 훨씬 예쁜 게 많았는데, 여기는 내세울만한 크리스마스스러운 물건도 안 팔고..
뉘하운이 원래 코펜하겐 거의 최고의 관광지인데 비수기다 보니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도 없음-_-.............
....................바라소 커피에서 차이라떼 한 잔 사들고 열심히 마시느라 사진 찍을 겨를도 없었닭




일룸 Bolighus, 생활용품 등을 파는 일룸 백화점이다.
완전 조그만 램프가 막 삼십만원-_-




번화가의 모습
몇시게?
몇시인지 맞춰보아요



시청사 앞에 등장한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그나저나 왜 우리나라 시청 앞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십자가가 붙어있는가
전세계 어딜 가도 별을 달아놓는데.
카탸한테 얘기해줬더니 진짜 이상하다고 그런다
...그래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해



간판 정리 
지나가면서 그런포스와 다니스코 간판을 볼 때마다 나 암참 인턴시절이 떠오른다. ㅋㅋㅋㅋㅋㅋ




카를스베르 캐치프레이즈: probably the best beer in town 
그냥 best beer in town이라고 거만하게 홍보하지? probably라고 하니까 졸 소심해보인다 

이거 찍었을 시간 몇시게? 
몇시인지 맞춰보아요 



 



1.
일요일은 온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아, 잠깐 슈와르마 사먹으러 밖에 나갔다.
우리 동네에 있는 피자+버거+슈와르마 가게에 갔는데, 평소에 내가 가면 텅텅 비어있었다.
어제 갔더니 계속 사람이 들어오고 장사 잘 되더군.
속으로 "아이고 장사 안되서 어떡하나" 이렇게 걱정했는데
역시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다. 나나 잘합시다-_-


2.
Mandag:
노에미와 수영장에 갔다.
얘가 수영하고 싶대서 우리 동네에 있는 우브로할렌에서 같이 만나서 수영했다.
두시쯤 갔는데, 사람이 정말 없었다.
내가 수영하러 다닐 때는 언제나 사람이 꽤 있었는데 흠. 타이밍이 중요하구나. 날씨도 중요한가?

예전에 내가 올린 수영장 사진에서 보았다시피 이 수영장이 좀 고풍스럽다.
오늘은 들어갔더니 수영장 한 켠에서 밝은 조명과 반사판이 세워져있고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수영장을 배경으로 화보 촬영을 하고 있었다.
대리석 기둥을 등지고 찍거나 모델이 다이빙대 위에 올라가서 포즈를 취한다.
모델은 에린 와슨을 닮은 카리스마 있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무슨 다리가 내 팔목 수준을 얇아서 솔직히 징그러웠다. 노에미와 나 식겁함.
밥은 먹고 다니니.........어제 내가 먹은 슈와르마 먹여주고 싶다......
또 오지랖 작렬

하이패션 화보는 아니었다.
주황색 튜닉과 베이지색 카프리팬츠를 입은 걸 보면..............

왜 갑자기 타이라와 심사위원단 목소리가 어디선가 음성지원 되는걸까
"Your eyes are dead in this picture. You have to express yourself with your eyes.
Look at me. **bam! bam! bam! Tyra poses** See?
You are one step closer to becoming
America's nexT ToP model... Thank you Soomsoom"






3.
동네 수리점에 부츠를 맡겨서 굽을 갈았다.
이게 중요한게 아님.
여기서 나의 수족냉증을 치료해줄 궁극의 물건을 찾아내었다!
양털깔창!!!!!!!!!!!!!!!!!!!!!!!!!!!!!!!!!!!!
왜 이제야 내 눈 앞에 나타난거니
여태까지 어디에 있었던거니
북유럽 오니까 양털로 만든 깔창도 있구나 에헤라디야!
보는 순간 이 아이를 바잉하여 부츠에 깔았다. 따땃하고 폭신하니 참 좋다.
구매대행 받습니다.
한국에도 있으면 설레발 친거 취소.



4.
아보카도를 샀다. 
이걸로 뭐를 해먹지_-? 연어에 같이 먹으면 되나요



5.
Denne ugen er sidste gang til dansk. Det vil ikke være lektier til Januar.
Mange studiekammerater går hjem tilbage, og det ved jeg ikke, hvor mange vil forsætte at gå til dansk.
Jeg håber jeg vil have den samme lærer på næste module.













여기 와서 완소하는 배맛 시더. 시더도 아니고, 제대로 발음하려면 아마 D도 안 읽을듯. 
이건 스웨덴산인가 그렇다. 카를스베르 정도의 알콜함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정도는 물. 물이에요. 아시겠어요?

공부하다가 생각나면 츄리닝 바람에 쌩얼로 네토에 쪼르르 달려가서 사오곤 한다. 
정말 귀찮기 그지 없다.
인터넷 식품관도 없고.

그리고 한국에 있을 때는 붕어빵 호떡 컵볶이 먹고 싶으면
한 한시간 동안 사랑하는 나의 심부름꾼 좐이를 들들들들들들들들 볶으면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원하는 걸 먹을 수 있었는데 ㅋㅋㅋㅋㅋ




jeg spiser det når jeg er lækkersulten.
정말 평범한 초콜렛 크림 들어있는 다이제스티브인데 나를 사로잡았다.
한 두 세개 먹으면 또 배부르기는 왤케 배부른지 모르겠다.
여기 와서 나를 살찌게 한 주범은 바로 이 자식이 아닌가싶다. 네 이 놈.....................
그만 먹을거야.

처음 왔을 때 그 왕성한 식욕은 사라지고 다시
귀찮으면 안 먹는 옛 편식 소식 섭식활동으로 돌아가고 있다.



오늘 점심으로 유기농 피자를 사서 오븐에 구워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 같다.
-_-

요즘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너무 심심하다.









우후!
Keane 콘서트가 20대 초중반+그 이상 나이대 관객, 차분한 분위기였다면
MGMT 콘서트는 10대 중심의 광란의 파티였다
그래서 나도 동심의 마음, 10대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미쳐버렸다ㅋㅋㅋㅋㅋ


체코에서 온 요나스와 만나기로 했는데 안 나타난다.
사람 구경이나 하고 혼자 들어가기 뭐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장 바로 밖에서 외국인들, 정확히 말하면 미국인들이
엑스트라 티켓 없냐며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암표 판매 요청을 한다.
암표 구하면서 시끄럽기는 오지게 시끄러웠다. 

공연 보러 오는 사람들이 퍽이나 공연장 바로 눈앞에 두고 티켓 팔겠다-_-
...라고 오지라퍼 숨숨은 생각하며 혀를 끌끌찼다.


기다리고 있는데 어째 낯이 익은 여자애가 오는데,
알고보니 학기 시작하고 덴마크어 수업에 몇 번 오다가
그 뒤로 나타나지 않은 브라질에서 온 루치아나? 이름도 기억이 안나. 하튼 그 아이였다.
더글라스라고 수업에서 몇 번 만난 다른 브라질리안도 있는데, 얘도 온다고 한다.
여기 와서 제대로 된 친구는 많이 없는데 뭔가 이리저리 안면 튼 사람만 많다.......

코트 맡기고 맥주 한 잔 사고 티셔츠도 득템했다.
티셔츠에 무전기와 티켓목걸이가 그려져있고 등에는 MGMT Crew라고 커다랗게 써있다.
집에 티셔츠만 몇 벌인지......나는야 티셔츠덕후
환율이 올라서 요즘은 threadless에 들어가 눈으로 구경만 할 뿐이고 크흑



공연장 들어가니 정말 틴에이져 밖에 안 보인다. 오마이갓..
물론 틴에이저이지만 액면가는 20대 중반까지로도 보일 수 있으나 옷차림과 발육상태 (-_-)를 봐서는 누가 봐도 고딩들.
루치아나와 나는 갑자기 나이가 든 느낌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포팅 밴드 (시끄럽고 안 좋았음) 끝나고 우리의 매니지먼트 등장!!

끼약꺅끅꺆꺆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그냥 애들과 뒤에서 봤다.
가끔 내 앞에 190은 족히 될듯한 애들이 가로막기도 했지만
모두가 미친듯이 점프 할 때 함께 뛰면서 잔머리를 굴려 살며시 그들 앞쪽으로 가기도 했다.



 



매니지먼트에 어울리는 촌빨 날리는 조명
역시 듣던대로 라이브는 좀 구렸다
팬서비스나 쇼맨십도 별로 없었다. 그냥 노래에 충실-_- 노래도 못하는게.............................
하지만 좋았다



비디오도 찍었다.
집에 와서 보는데...의도치 않게 웬 코미디 비디오가 찍혔다.


 

저 불쌍한 아해의 안부는 아무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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